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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터뮤지션 뮤지컬 전성시대

배우들이 노래·악기연주까지 소화
2007년 시작한 '오디션' 1700회나 공연 연출가 박용전 후속작 '곤, 더 버스커' 현역 밴드 '몽니''브릭'의 보컬 캐스팅 거리공연 장면 등 실감나게 전달


액터뮤지션 뮤지컬 전성시대
뮤지컬 오디션


현란한 일렉트릭 기타 스케일이 귀를 찌르고 드럼 비트와 함께 베이스 기타의 저음이 가슴을 울리고 록(Rock) 정신 충만한 보컬에 열광하는 이 무대. 록 밴드의 콘서트 현장이 아니다. 배우가 노래, 연기, 춤도 모자라 악기 연주까지 하는 액터뮤지션 뮤지컬 '오디션'과 '곤, 더 버스커'의 무대다. 둘다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주인공. 배우들이 직접 악기 연주를 하니 캐릭터에 더욱 몰입될 수밖에 없다. 작품의 메시지에 진정성을 더하는 무기이기도 하다.

무대공포증에 시달려 리드보컬을 포기한 병태부터 리더이자 분위기 메이커인 베이시스트 준철, 베일에 싸인 기타리스트 찬희, 남들과 다른 사랑을 하는 드러머 다복, 그의 여동생이자 복스팝의 매니저인 초롱,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새로운 보컬 선아까지. '오디션'은 각자의 사연이 있지만 음악을 하고 싶다는 공통분모로 뭉친 밴드 '복스팝'이 오디션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다.

연습실 월세가 밀려 쫓겨날 판에도 굴하지 않는 건 무대에 서겠다는 꿈이 있기 때문. 병태가 "그냥 하루하루 특별하고 신선한 감동, 그런 감동을 느끼고 싶어"라고 노래할 때 누군가는 철이 덜 들었다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난 내일을 생각해 초조해 하지마 더 재미있어질거야"라고 노래할 때 누군가는 위로를 얻을 만하다.

'오디션'은 한국 액터뮤지션 뮤지컬의 시초다. 지난 2007년 초연 당시 배우가 직접 기타, 드럼, 베이스 등을 연주해 화제를 모았고 그해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을 받았다. 7년간 약 1700회 공연을 올리는 동안 오종혁, 문희준, 홍경민 등 스타 가수들이 출연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공연에는 그룹 2AM의 이창민이 병태 역으로 시원한 가창력과 의외의 기타 연주 실력을 선보인다. 3월 15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02)391-8226

'곤, 더 버스커'는 '오디션'의 후속편이다. '오디션'으로 호평받은 박용전 연출이 이번엔 상업주의 오디션에 반기를 드는 거리의 아티스트, 버스커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버스커 최곤이 후천적 청각장애 댄서 니나와 그의 남동생인 드러머 원석을 우연히 만나 '니나잘해'라는 팀을 결성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니나잘해'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버스킹을 하던 중 '얘기거리가 되는' 이들의 스토리에 반한 방송사로부터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제의를 받게 되고 시청률을 위해 조작된 방송의 민낯을 마주한다. "노래가 격투기냐, 노래가 칼이냐, 노래로 어떻게 대결을 하냐, 어떤 새든 자기 날개로 나는 것이고 비교해선 안 된다"는 최곤의 대사는 음악을 돈벌이로만 평가하고 경쟁을 붙이는 현실을 매섭게 꼬집는다.

밴드 '몽니'와 '브릭'의 보컬로 각각 활동하고 있는 김신의와 허규가 최곤 역을 맡았다. 현역 밴드 보컬인 배우들인 만큼 뛰어난 록 발성과 연주 실력을 자랑한다.

특히 버스킹 경험도 있다는 김신의는 "나를 위한 뮤지컬이다. 초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할 만큼 꼭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다.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뮤지컬 우수작품으로 선정돼 작품성을 인정받은 만큼 수준급의 탭댄스, 비트박스, 마임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3월 22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02)391-8226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