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fn사설] 꿈틀거리는 경기, 동력 살려라

생산·주가·부동산 등 호전.. 구조개혁 성과 도출 시급

모처럼 경기에 봄볕이 들었다.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반등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2.6% 증가했다.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도 각각 2.8%와 3.6% 늘었다. 전산업의 생산 증가율은 2011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월에 광공업생산이 마이너스 3.8%를 기록하는 등 관련 지표들이 모두 감소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아직은 경기 흐름이 완전히 회복세를 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12월에도 일시적으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1월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경험이 있다.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갔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생산·소비·투자의 증가세가 3개월 이상 지속돼야 한다. 게다가 2월의 지표 호전에는 기저효과(1월에 마이너스 상태를 보인 것에 대한 반작용)와 설 특수가 포함돼 있다. 그런 특수 요인을 빼고 보면 경기 회복세가 아직은 미약하고 불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실물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 완화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올 들어 주택시장이 살아나는 기미가 뚜렷하다. 1~2월의 주택 인허가 실적과 분양 실적이 전년에 비해 각각 22.6%와 41%나 늘어났다. 주식시장도 오름세를 보이고 한은의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개선되는 조짐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3월 30일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과 창업 등에서 조금씩 역동성이 살아나고 있다"고 했다.

2월의 경제지표 호전이 경기회복 국면으로 이어지려면 무엇보다 경제주체들의 자신감 회복이 중요하다고 본다. 기업인과 소비자들이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가장 큰 문제다. 그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돈을 풀어도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 우리 경제는 2008년에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생산·투자·소비·수출 등이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월의 세월호 참사는 투자심리와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이 같은 심리적 부진이 실물경제의 활력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경제주체들에 자신감을 불어넣으려면 경기부양책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과 가계가 돈이 없어 투자와 소비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의 실천이 중요하다. 4대 구조개혁 가운데 한 가지라도 성사를 시킨다면 경제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질 것이다. 공무원연금이든 노동시장이든 구조개혁의 성과물을 도출하는 데 정부와 정치권은 총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