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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이건희 제친 서경배, 안주하지 마라

국내 주식부자 1위 등극.. 중국시장 의존도 낮춰야

국내 주식 부자 1위가 바뀌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제치고 국내 주식 부호 1위로 올라섰다. 서 회장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 자산가치는 지난 2일 종가 기준으로 12조804억원을 기록해 12조원을 넘어섰다. 이건희 회장의 11조8360억원을 뛰어넘었다. 올 상반기 서 회장의 보유주식 평가액이 6개월 새 무려 6조원 넘게 불어나서다. 하루 평균 276억원씩 늘어난 셈이다.

서 회장의 보유주식 평가액이 급증한 것은 상반기 국내 증시 강세와 한 개의 주식을 여러 개로 나누는 주식 액면분할 효과가 작용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의 꾸준한 성장세가 뒤를 받쳐주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1945년 해방둥이 기업으로 출발한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헤라 등 대표 화장품 브랜드들을 기반으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연결 기준)은 2012년 3조4317억원, 2013년 3조9954억원, 2014년 4조7119억원으로 최근 3년간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해외 매출은 2013년 5447억원에서 지난해 8325억원으로 52.8% 급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시장이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주목하는 이유는 한결같은 글로벌화 전략이다. 1964년 국산 화장품 최초로 해외 수출을 시작한 후 1990년대 초부터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추구했다. 중국과 프랑스에 공장을 설립, 현지 생산 기반도 마련했다. 아시아 지역를 비롯해 미국, 프랑스를 3대 축으로 사업 역량도 집중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데 있다. 따라서 프랑스, 일본 등 화장품 강대국을 능가하는 제품을 내세워 시장을 다각화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뷰티한류 전략으로 무장해 글로벌 대표 뷰티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

주식은 꿈을 먹고 자란다는 증시 격언이 있다. 주가는 분명 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한다는 얘기다. 애널리스트들은 주가지수나 목표가를 예측하는 보고서를 하루에도 수십건씩 쏟아낸다. 투자자도 향후 실적이 나아질 기업에 열광한다. 앞을 내다보고 투자하는 것이 정석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엔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주식 부자 1위에 등극했다고 축배만 들면 안 된다는 뜻이 담겨 있다. 눈 뜨고 나면 세상이 달라진다.
부단한 연구개발(R&D)로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도태되는 것이 요즘이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기업 가치와 주식 가치는 동반성장한다는 뜻이다.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이 서 회장의 경영철학이라고 하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