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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최경환 부총리, 총선 불출마 선언하라

朴대통령 "개인 행로 안돼" 초이노믹스에 책임져야

주인공 이름을 딴 TV 쇼에서 주인공이 하차하면 그 쇼는 막을 내린다. 자칫 '초이노믹스 쇼'가 그럴 위기에 처했다. 주인공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최 부총리는 현직 3선 국회의원이기도 하다. 그는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4선에 도전하려면 내년 1월 중순까지 부총리직을 내놔야 한다. 취임 1년을 코앞에 둔 최 부총리는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경제가 엄중한 상황으로 당에 복귀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언뜻 출마하지 않겠다는 말투로 들린다. 하지만 총선 불출마 선언과는 분명 다르다.

같은 날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을 향해 "개인적인 행로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를 비롯해 의원직을 겸한 5명의 장관을 염두에 둔 '지침'으로 보인다. 현 내각엔 최경환·황우여·유기준·유일호·김희정 등 5명의 현역 의원이 있다. 여론의 관심은 최 부총리에게 쏠려 있다. 그만큼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초이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최 부총리는 지난 1년간 "젖 먹던 힘까지 다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구조개혁과 청년실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을 성과로 꼽았다. 문제는 알맹이다.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개혁은 말만 무성할 뿐 손에 잡히는 실적은 없다. 청년실업은 도무지 풀릴 기미가 없다. 최 부총리는 경제활성화 법안을 껴안고 있는 국회 탓을 했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마치 경제가 잘못된 책임을 국회에 떠넘기는 것 같아 옹색한 변명처럼 들린다.

그럼에도 여론은 최 부총리가 내각에 계속 남아주길 바라는 것 같다.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여전히 신뢰는 크다는 뜻이다. 우리는 최 부총리에게 총선 불출마 선언을 권한다. 나라 경제를 생각하면 최 부총리가 대통령과 남은 임기를 함께하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웃 일본을 보라.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2년 반째 아베 총리 아래서 일하고 있다. 아소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와 함께 아베노믹스를 떠받치고 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 1기 땐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4년 임기를 꽉 채웠다. 2기 행정부에선 잭 루 장관이 2년5개월째 재임 중이다.

반면 5년 단임 이명박정부는 강만수·윤증현·박재완 3명이 번갈아 재무장관직을 맡았다.
박근혜정부에선 현오석에 이어 최경환이 두 번째다. 누가 봐도 경제사령탑의 수명이 너무 짧다. 최 부총리가 그만 두면 '초이노믹스 쇼'는 막을 내려야 한다. 그 책임은 누가 질 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