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fn사설] 차이나 쇼크 예사롭지 않다

상하이 증시 연일 급락세.. 韓 대중 의존 높아 직격탄
연일 폭락하는 중국 증시가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6월 12일 연중 최고치(5166.35)를 돌파해 '미친 소(펑유.강세장)'란 소리를 듣던 중국 증시는 한 달이 채 안 돼 30% 이상 급락했다. 시가총액은 3조달러 넘게 증발했다. 프랑스 증시 규모와 맞먹는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증시는 물론 중국과 함께 세계경제를 이끄는 미국도 휘청거렸다.

중국 정부는 연일 부양책을 내놓았다. 중국 인민은행은 4차례에 걸쳐 500억위안(9조1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다급해지자 중국 정부가 나섰다. 9일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리커창 총리 주재로 열린 상무회의에서 "규정 위반 등으로 회수된 자금 2500억여위안(약 45조6000억원)을 긴급영역에 투입하는 계획을 가속화한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신호를 보내자 중국 증시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주가 추락은 중국 경제 거품 붕괴의 신호탄 성격이 짙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7.4%로 24년 만의 최저치였다. 올 1·4분기에 7.0%로 떨어졌고, 2·4분기엔 그마저도 밑돌 가능성이 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가 전 세계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가 중국 증시는 거품이라고 진단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도 지금 중국은 25년 전 거품이 일시에 터진 일본 증시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당국이 다양한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주식시장에서 돈의 흐름이 역방향을 취하면 주가대책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도 닮은꼴이라고 했다.

중국의 거품이 꺼지면 한국은 직격탄을 맞는다. 한국 경제는 이미 중국과 연동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 비중은 25.5%에 이른다. 미국·유럽연합(EU)·일본을 합친 수치와 비슷하다. 대중 무역흑자도 엄청나다. 한국의 해외 투자기업 중 3분의 1이 중국을 택하고 있다. 그 대상도 제조업을 넘어 금융업, 요식업, 물류업 등 산업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국내 경제와 중국 경제의 상호 연관성이 매우 높다"며 "중국 증시를 포함한 경제 전반의 상황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에 따르면 지난 2007년 7조4000억달러였던 중국의 부채는 지난해 4배 가까운 28조2000억달러로 급증했다. 이는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아래쪽으로 꺾이고 있다는 증거다.
고도성장에 익숙해 있던 시장이 시진핑 정부가 내세운 '신창타이(新常態.뉴 노멀)'에 적응하는 것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그 파장은 한국 경제에 그대로 미친다. 중국이 우리의 경제 전 분야에 절대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 파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