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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의 '금리인상 신호'.. 세계금융 긴장

연준, 9월 금리인상 시사
고용·물가 등 긍정적 신호 ..달러값·美국채금리 치솟아
日·유럽 '정반대길' 선택
"통화완화 멈추지 않을 것" 글로벌 통화전쟁 예고

옐런의 '금리인상 신호'.. 세계금융 긴장
옐런의 '금리인상 신호'.. 세계금융 긴장

선택의 시간이 임박했다. 9월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 일본, 유럽 중앙은행들이 서로 다른 통화정책을 선택할 기로에 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연내 금리인상 신호를 명백히 드러냈고 일본은행(BOJ), 유럽중앙은행(ECB)은 이와 정반대 신호를 보내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연내 금리인상을 강력한 어투로 시사했다. 반면 BOJ와 ECB는 '완화' 쪽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후폭풍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은 시장 변동성을 수반한다. '9월의 선택'을 앞둔 글로벌 금융시장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옐런 발언 직후 미국 달러가치는 치솟고, 국채 금리는 올랐다.

27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세계경제 침체, 미국 실물경기 둔화 등 여러 요인으로 연내 금리인상에 엇갈렸던 전망들은 옐런의 발언으로 상당부분 해소됐다. 전날 옐런 의장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 경제정책회의(일명 '잭슨홀 미팅')에 참석, "최근 몇 달간 금리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옐런 발언 이후 시장에선 12월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하지만 옐런 의장이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아 이르면 9월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준 매파(금리인상에 적극적인 통화결정론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옐런 의장의 발언에 대해 올해 2차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을 정도다.

시장은 화들짝 놀란 형국이다. 실제 골드만삭스는 옐런 발언 이후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30%에서 40%로 올려 잡았다. '채권왕' 빌 그로스는 "고용시장 지표가 양호하면 연준이 9월에 금리를 25bp(0.25%포인트)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준은 오는 9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옐런의 금리인상 강력 시사 발언에다 피셔의 추가 '해석'에 금융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달러 가치와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 26일 기준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95.46으로 0.7% 상승했다.

'연준의 인상 신호'에 일본과 유럽도 통화정책 시나리오를 다듬고 있다. BOJ는 9월 추가 완화가 확실시된다. 마이너스 금리(현행 -0.1%) 폭 확대 또는 자산매입 규모(현행 연간 80조엔) 증액 등이 유력하다. 시장에선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이보다 '강력한 수단'의 서프라이즈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도 돌고 있다.

27일 구로다 총재는 잭슨홀에서 "물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거침없이 추가적인 완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거듭 밝혔다. BOJ는 오는 9월 20~21일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연다.


ECB도 추가 완화조치가 불가피하다. 제로(0%) 수준의 물가는 요지부동이고, 마이너스 금리(현행 -0.4%)에 자산 매입을 늘려도 경제성장률(2.4분기 0.3%)은 뒷걸음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ECB의 브누아 쾨레 집행이사는 잭슨홀 연설에서 "ECB는 추가 통화완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인정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