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靑, 송희영 前주필 로비 의혹 제기 "대우조선 고위층 연임 부탁해 거절"

제3의 의혹설 확전 양상
野 "우병우 물타기" 맹공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 거취 공방이 대우조선 비리의혹과 맞물려 확전 양상을 띠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경영비리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의 대우조선 호화접대 논란과 대우조선 고위층의 연임로비 의혹이 제기됐다.

야권에서는 송 전 주필의 대우조선과의 유착의혹설이 '우병우 수석 의혹 물타기'라고 반발한 가운데 여권과 청와대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대립각을 세운 모양새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폭로로 '호화외유' 의혹이 불거지자 주필직을 사임한 송 전 주필이 "지난해 청와대 고위관계자에게 대우조선해양 고위층의 연임을 부탁하는 로비를 해왔다"며 "청와대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결국 송 전 주필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제기한 초호화 해외유람 논란과 과거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의 연임 개입설에 이어 제3의 의혹설이 제기된 것이다.

지난 2012∼2015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고재호 사장이며 연임은 안됐다. 고 전 사장은 사장 재임 당시 5조7000억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 등(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 같은 대우조선을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가 우병우 수석 사퇴논란을 희석시키기 위한 기획이라는 주장과 두 사건은 별개사안이라는 반박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송 전 주필이 대우조선해양 전세기를 타고 호화외유를 다녔다는 자신의 폭로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각종 의혹을 희석하려는 의도라는 주장과 관련, "별도의 사건이니까 각각 가야 한다. 우병우 사건이 물을 타려 해도 타지겠느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번 의혹 제기 관련자료를 수사 또는 사정기관으로부터 입수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어떤 신문에서는 내가 검찰 출신이고 법사위니까 '수사팀에서 받은 것 아니냐, 피의사실 공표 아니냐' 등 나를 이석수와 비슷하게 끌고가려는 모양인데, 적어도 수사팀에서 받은 건 분명히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이날 별도의 자료를 내고 이번 의혹제기 자료 출처와 관련, "청와대, 검경, 국정원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하수인 운운하며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자들에게는 앞으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의원을 겨냥해 "현역 국회의원이 유력한 언론사의 주필과 관련된 정보를 연일 폭로하고 당사자인 우 수석은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대한민국의 풍경이 점입가경"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대우조선 관련 각종 의혹설이 우 수석 사퇴론에 대한 물타기 기획이라는 주장과 관련, 청와대는 우 수석 사퇴론과 별개의 사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히려 대우조선 관련 각종 의혹을 청와대가 개입한 기획설로 호도하는 건 우 수석 사퇴론에 불을 지피기 위한 정치적 공세 의도가 강하다는 분위기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사표 제출과 모 언론 전 주필의 보직해임이 우 수석 거취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물음에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이날 송 전 주필의 사표를 수리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