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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총장, 대선 출마하면 국격 떨어져"

더민주 추미애 대표 '반기문 대망론' 확대방지 차원 견제구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서 '퇴임직후 정부직은 안돼'
유엔 규정에 어긋나
"與 국감파업은 민생 포기.. 현안해결 위해 조기복귀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9일 여권의 유력 대권 후보 중 한명으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과 관련,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반 총장이 여야 잠룡군 가운데 여론조사 1위를 꾸준지 지키고 있고, 내년 1월 입국과 함께 대권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반기문 대망론'의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추 대표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에서 '반 총장의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자 유엔 사무총장 지명에 관한 약정서를 이유로 들며 "나라의 품격을 위해 출마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1946년 제1차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유엔 사무총장 지명에 관한 약정서에는 '사무총장은 각국 정부의 비밀 상담역을 하기 때문에 적어도 퇴임 직후에는 어떤 정부 자리도 사무총장에게 제안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추 대표는 대선주자로서 반 총장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희한하게도 정치 무대에 올라오지 않은 상태에서는 신비감이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무대에 올라 검증에 들어가면 여러 문제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선과 관련, 일각에서 제기되는 '제3지대론'에 대해서는 "감나무 밑에 감이 떨어지듯 무책임한 정치이며, 그런 공학적 정치는 정말 싫어한다"면서 "제일 싫어하는 단어다. 제3지대에는 관심도 없다"고 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의 국회 통과로 촉발된 국정 파행과 관련해서는 여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국정감사 복귀를 촉구했다. 추 대표는 "정쟁사항도 아닌데 번지수가 틀렸다"면서 "비상시국이라고 하면서 의장 물러나라고 하고, 국방위원장 국감 열겠다고 하니까 못열게 하고 있다. 응석을 부려도 적당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의 국감 복귀를 위해 단식 중인 이정현 대표를 찾아갈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불쑥 찾아가는 게 오히려 결례"라면서 "포용한다는 건 너무 과하면 부끄러워진다. 적당히 감춰주기도 하고, 모양새도 만들고, 체면도 유지해줘야지 그걸 다 노출하면 쇼"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추 대표는 "어떤 경우라도 국회의원은 국회를 떠나서는 안된다"며 "집권당의 국감 파업은 민생 포기다. 빨리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대선 경선 시기와 룰 등에 대해서는 "다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친문(친문재인)세력의 지원으로 당대표가 된 만큼 대선 경선 관리를 편향되게 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추 대표는 "공정한 룰과 관리가 생명"이라면서 "대선 경선 시기는 대선 주자들과 논의를 해서 적절한 시기로 결정할 것이며 결선투표제도입을 비롯해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끊이질 않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서는 거듭 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추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터널 시야(좁은 시야)'를 갖고 있다"면서 "중국의 반발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그는 "외교적 무능이 북핵 위기를 키웠다"며 "사드로 북핵을 막는다는 잘못된 믿음을 국민에게 줘서는 안 된다. 세계적으로 핵을 군사적으로 푼 나라가 있나. 다 공멸할 우려가 있어 군사적으로 풀지 못한다"고 역설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