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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이 가기 전에 꼭 타야하는 버스

2016년이 가기 전에 꼭 타야하는 버스
이미지=서울시 제공

어느덧 2016년 ‘병신년(丙申年)’을 마무리하는 시기가 왔다. 그동안 바쁜 나날을 보내느라 소중한 지인들의 마음을 미처 신경쓰지 못했다면 ‘속마음 버스’를 이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속마음 버스는 서울시 마음치유 프로젝트인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의 사업 중 한 프로그램이다. 서울시는 카카오, 서울의료원과 함께 2014년 3월 31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약 2년 간 신청자 수 1만 5000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속마음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평소 속 깊은 얘기를 하고 싶던 사람과 버스에 탑승하거나 ‘공감자’인 치유활동가와 타는 방법이다. 탑승을 신청할 때 선택 가능하다.

2016년이 가기 전에 꼭 타야하는 버스
이미지=장소희씨 제공
2016년이 가기 전에 꼭 타야하는 버스
이미지=장소희씨 제공

버스 내에는 마주앉아 얘기할 수 있는 좌석이 마련돼 있다. 음료와 간식거리, 클래식 음악도 준비된다.

안전벨트를 착용한 뒤 탁자 위의 오디오에 이어폰을 끼면 타인의 음성으로 본인이 신청한 사연이 흘러나온다. 이후 준비된 카드에 오늘의 대화 주제를 적고, 5가지 키워드를 정해 한 명씩 번갈아 가면서 속마음을 터놓으면 된다.

단, 상대방이 이야기 할 때는 반드시 침묵을 지켜야 한다.

2016년이 가기 전에 꼭 타야하는 버스
이미지-장소희씨 제공

시간은 모래시계로 잰다. 각자 원하는 시간으로 3분용 혹은 5분용 모래시계를 선택할 수 있다.

속마음 버스를 친구와 함께 이용한 장소희씨(21)는 “친구와 그동안 얘기 하지 못했던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5분짜리 모래시계가 흘러갈 동안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익명의 타인에게 털어놓고 싶다면 공감자와 함께 탑승하는 것을 추천한다. 6주간 치유 활동가 교육을 받은 공감자는 사연 신청자에게 든든한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준다. 현재 서울시는 28개 보건소에서 치유 활동가 교육을 하고 있다.

공감자와 함께 버스에 탑승한 조영미(가명·32)씨는 “모르는 사람에게 속마음을 드러낸다는 것이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걱정과 달리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마음 놓고 얘기할 수 있었다”며 “공감자분께서 마치 자신의 지인인 마냥 고민을 들어주셔서 좋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속마음 버스는 평일 오후 6시 20분과 저녁 8시 20분 두 차례, 토요일 오후 4시와 오후 6시 20분, 저녁 8시 20분 세 차례 운행한다. 2인 1조로 2팀이 동시에 버스에 탑승한다.
서울 지하철 여의도역 2번 출구 앞에서 출발하며 마포대교와 자유로, 상암동을 거쳐 다시 여의도로 돌아오는 2시간 코스로 구성돼 있다.

속마음버스에 타고 싶다면 ‘속마음버스-소통과 공감의 버스’ 홈페이지에 접속해 신청하면 된다. 타고 싶은 날짜 최소 2주 전에 신청해야 하고, 비용은 무료다.

sjh321@fnnews.com 신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