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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20일 개막..세계질서 대격변 예고

'트럼프 시대'가 20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한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한 도널드 트럼프의 '위대한 미국'이다. 세계는 전무후무한 불확실성에 휩싸였고, 전후 70년을 지탱했던 개방과 세계화의 질서는 대변화에 직면했다. 친러시아 반중국 성향의 트럼프 정부 내각은 미국의 강경한 외교안보 정책을 예고한다. 취임 첫날 트럼프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를 신호탄으로 트럼프식 보호무역 정책을 본격화할 것이 확실시된다.

도널드 트럼프가 20일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제45대 대통령에 공식으로 취임한다. 240년 미국 민주주의 역사상 최초의 '아웃사이더' 대통령이다. 이날로 임기 4년의 트럼프 정부는 공식 출범한다. 미국 보수정권 공화당의 8년만에 정권교체다.

취임식은 이날 오전 9시30분 시작된다. 취임행사 주제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관례대로 성 요한 교회에서 비공개 예배를 한다. 정오에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선서와 취임 연설을 한다. 트럼프는 어머니에게 받은 자신의 성경과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1861년 취임식 당시 사용한 성경에 손을 얹고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나는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최선을 다해 미국 헌법을 보존하고 보호할 것을 맹세한다"고 선서한다. 취임식에는 지미 카터, 빌 클린턴 부부, 조지 W· 부시 부부, 버락 오바마 부부 등 전임 대통령 부부가 모두 참석한다.

트럼프는 15~20분 정도의 취임 연설에서 "위대한 미국"의 국정철학을 직설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한다. "위대한 미국인이여, 큰 꿈을 펼쳐라"는 새로운 어젠다에 미국의 비전과 미국민의 가치를 담는다. 그러면서 분열을 끝내고 단합을 호소한다. 아울러 일자리 창출, 자국 이익을 최우선한 새로운 통상·안보정책을 골자로 한 국정운영 청사진도 밝힌다.

그간 적대적이던 러시아와 밀월 관계를, 전통적 우방인 유럽과는 군사동맹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뒤흔들며 중국의 군사·경제적 팽창을 견제하며 압박한다. 이 와중에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강경한 트럼프 진영의 행보에 한반도 정세는 불안감이 고조된다.

특히 환율 조작, 불공정 무역의 장본인으로 중국을 지목하며 역대 최강의 미·중 G2의 경제패권 전쟁도 예고된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취임 첫날에 4~5개의 대통령령을 발표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구체적인 안건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간 트럼프가 우선 과제로 주장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TPP 탈퇴 등이 예상된다.

하지만 '트럼프의 미국'은 갈라졌다.
트럼프의 취임행사는 인종·성·종교 차별적 극단 발언, 이민자에 대한 반감,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 등 불신과 악재 속에 치러진다. 취임식 밖에선 100만여명이 트럼프의 극단주의 인종차별, 고립주의를 비판하는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취임 행사장 안팎을 미국 경찰과 주방위군 2만8000여명이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