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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대목, 소비자에겐 실속쇼핑 '찬스'

품목 다양하고 할인폭 커.. 농심, 최대 20% 가격할인

명절 대목, 소비자에겐 실속쇼핑 '찬스'
19일 서울 성동구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설맞이 가격할인 행사' 라면 특설매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달말까지 농심 라면을 포함한 여러 가공식품이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대량 구입하기에 좋은 기회다.

설 대목을 맞아 식품업계가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명절 대목이 소비자들에게는 가격 대비 성능, 이른바 가성비 높은 실속쇼핑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평소에는 구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식품 및 소스류가 쏟아져 나오는 데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등의 영향으로 가격을 대폭할인하거나 중저가 위주로 물량공세에 나서기 때문이다.특히 요즘 신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인이 생전 좋아했던 음식을 차례상에 올리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과자, 빵, 피자, 탄산음료 등 가공식품을 마트에서 한꺼번에 대량 구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차례상에도 다양한 가공식품 등장

19일 서울 성동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1년차 새내기 주부 김지은씨(29). 결혼 후 처음 맞는 설 차례상 준비를 하기 위해 시어머니와 함께 이곳으로 향했다. 이들의 장바구니는 여느 주부와는 사뭇 달랐다. 일반적인 제사음식인 떡, 전, 생선, 고기 사이로 차례상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여러 가공식품이 눈에 띄었다. 신세대 며느리의 추천으로 다양한 가공식품을 생전 처음 사게 됐다는 시어머니. 김 씨는 "계획했던 차례음식이 비싸기도 했지만, 요즘 나오는 가공식품도 품질 면에서 나쁘지 않고 가격 또한 저렴해서 대신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법주 대신 막걸리를, 식혜를 담그는 것 대신 캔에 든 비락식혜를, 국은 즉석식품인 피코크 소고기무국 3팩을 구매했다. 부침개 대신 동원 해물완자를 골랐다. 차례음식 외에도 설을 맞아 다양한 할인행사가 열리고 있어, 명절음식의 느끼함을 달래줄 얼큰한 농심 너구리 라면도 함께 담았다.

김씨 부부가 이날 차례음식으로 장만한 비용은 총 9만5700원. 한국물가협회가 발표한 차례상 비용 20만6000원(4인가족 기준)의 절반 수준이다. 고가의 풍성함 대신 합리적인 가격의 실속을 택한 셈이다. 이들은 또 차례상을 준비하면서 아예 한달치 정도 먹을 식재료를 같이 사서 생활비를 절약한다고 귀뜀했다. 설 명절에 다양한 할인행사를 하기 때문에 이 기간에 그동안 사려고 마음 먹었던 물품을 대량 구입하면 그만큼 이득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씨는 "어차피 라면이나 참치 등 가공 식품류는 비교적 장기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명절 할인기간을 이용하면 일거양득"이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상품에 가격할인폭 커 '일거양득'

설을 앞둔 대형마트의 풍경은 분주하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가격할인'이라는 무기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차례음식에 어울리는 소주, 막걸리, 동그랑땡, 즉석 떡국, 식혜, 약과 등을 최대 30%까지 할인 판매한다.

농심은 설맞이 특별행사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1월 한달간 너구리 라면(5개들이)을 15% 할인된 2990원에, 안성탕면(5개들이)는 17% 할인된 2550원에 살 수 있다. 프리미엄라면인 농심 짜왕, 농심 보글보글부대찌개라면은 4개들이 한봉지를 사면 1개를 덤으로 주는 추가증정행사도 진행 중이다.

동서 맥심모카커피믹스, 해태 맛동산 등 인기브랜드 과자와 음료 등의 가격 할인행사도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차례상에 올릴 편리한 가공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 제조사와 협력해 다양한 가공식품 할인행사를 1~2월에 집중해서 진행할 것"이라며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시대인 만큼 명절 대목을 잘 활용하면 더욱 실속있는 쇼핑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대형마트를 둘러보면 가공식품이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품질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인기가 명절 차례상 영역에 까지 옮겨가고 있는 '신 소비풍속도'가 비단 신세대 가정 만의 일은 아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가성비' 중심의 소비시대에 가공식품이 가지고 있는 합리적인 가격과 간편성, 대중적인 맛 등은 명절음식의 자리를 대신하기에 충분해졌다는 게 여러 소비자들의 인식이다.

가공식품의 외연 확장도 이 같은 트렌드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과거 과자, 음료, 통조림, 라면 정도만 인기리에 판매됐던 가공식품군이 최근 들어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는 찌개, 볶음밥, 탕, 튀김류 등 즉석조리, 혹은가정식 대체식품( HMR) 제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가공식품 업체들은 가격할인은 물론 다양한 설 선물세트도 내놓고 있다. 신선식품과 달리 가격부담이 없고 보관성과 조리간편성이 뛰어난 가공식품 선물세트가 해마다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