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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2기 제작.. 트럼프 행정부에 ‘무력 시위’ 메시지

발사차량 탑재형으로 관측.. 美 레이더, 北 대응해 이동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발사체 2기를 이동시킨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 등에 따르면 포착된 물체는 북한이 기존에 공개한 KN-08(19~20m), KN-14(17~18m)에 비해 전체 길이가 짧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발사체는 2단형의 대출력 로켓엔진이 장착된 15m이내 크기로, 이동식 발사대가 장착된 차량(TEL)에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北 기존 ICBM보다 대출력 엔진 장착

이와 관련해 19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이 관련내용에 대한 사실확인을 요청했지만 군당국은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ICBM 개발 완성 단계'를 공언했기 때문에 북한이 KN-08이나 KN-14이 아닌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4월 9일 북한은 신형 로켓엔진을 공개하면서 "신형 대륙간 탄도 로케트(ICBM) 대출력 발동기(엔진) 지상분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에 포착된 발사체에 신형 로켓엔진이 탑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북한이 실험발사를 하더라도 ICBM의 대기권 재진입 시험보다는 안정적 초기비행 수준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단분리 기술의 경우 이미 광명성 발사를 통해 보여준 바 있다"면서 "동일한 규격과 무게의 더미(모의 탄도탄)을 장착해 1단 발사를 실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공중에 띄워서 일정거리만 날아가도 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美, 北미사일 식별 후 X-밴드 레이더 이동

한편 북한이 발사체를 고의로 노출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 8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대륙간 탄도 로케트는 우리의 최고 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발사체를 공개한 것은 ICBM 시험발사를 기정사실로 해 20일 출범하는 미국의 트럼프 신행정부에 '전략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신형 미사일이 포착된 날짜는 자세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도 지난 9일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날 해상기반 X-밴드 레이더(SBX)를 하와이에서 서태평양 쪽으로 긴급 이동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김 교수는 "북한이 언제 ICBM 시험발사를 하느냐보다 어떻게 강력히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완전한 ICBM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2~3년, 실전 배치까지는 5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불행을 막기 위해서는 군사대비 태세와 함께 대화 노력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