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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롱비치터미널 2대주주 됐다

지분 20% 1560만달러 매입.. 대출금 보증 등 MSC 부담
미주노선 안정적 수익 가능.. 재무 부담 적어 실리 챙겨

현대상선, 롱비치터미널 2대주주 됐다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알짜 자산인 미국 롱비치터미널(TTI) 지분의 20%를 확보했다. 현대상선은 이번 지분 확보를 통해 미주노선에 대한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미국 롱비치터미널과 장비 리스 업체 'HTEC'의 주식 및 주주대여금 지분 20% 확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이 지불할 매입가격은 총 1560만달러(약 183억원)다. 이로써 한진해운이 운영했던 롱비치터미널의 1대주주는 지분 80%를 보유한 세계 2위 해운선사 MSC이며 현대상선은 2대주주가 된다.

현대상선은 롱비치터미널의 2대주주가 됐지만 책임은 덜고 실리는 챙겼다는 입장이다. 현대상선은 롱비치터미널 항만 사용료 역시 MSC와 동일하게 적용받아 하역비 절감 및 안정적인 수익 확보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기존 롱비치터미널 대주단이 보유한 대출금 3억2000만달러(약 3765억원)와 미국 항만청에 11년간 지급해야 할 임대료 9억달러(약 1조593억원)에 대한 보증은 모두 MSC가 맡는다. 현대상선은 부채 및 보증에 대한 책임이 전혀 없어 재무적인 부담을 덜게 됐다.

롱비치터미널 이사회 구성원 총 3명 중 2명은 MSC, 1명은 현대상선으로 구성된다. 아울러 운영과 관련한 사업목적의 변경이나 자본 지출이 있는 경우 등 경영상의 주요 의사결정에 대해 반드시 현대상선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대상선은 이번 계약의 가장 큰 수혜로 △북미 서안에 대한 '할당된 선복량(BSA, Basic Slot Allocation)' 확대 △저렴한 투자비용으로 지분 확보 △MSC와 동일한 항만 요율 적용 △아시아~미주 노선의 영업 경쟁력 확보 등을 꼽았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에 대한 재무 부담이 크지 않고 우발 채무에 대한 보증이 전혀 없다"며 "4월부터 머스크, MSC와 함께하는 2M+HMM 전략적 협력을 통해 아시아~미주 노선이 강화되면 롱비치터미널의 물동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현대상선은 MSC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에 함께 참여하려 했다. 하지만 현대상선 신용도 문제 등으로 MSC가 인수전 전면에 나섰고, 현대상선은 MSC의 계약 이후 지분을 이전 받기로 합의했다.

한편, 롱비치터미널은 미국 서안에서 두 번째로 물동량이 많은 대규모 시설로 한진해운 자회사인 TTI가 운영했으며 한진해운이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