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us 치료법, 궁금해요]

1200만쪽 전문자료로 레지던트 마친 왓슨, 곧 전체 암 85% 분석한대요

인공지능 왓슨

지난해 12월 5일 길병원에서 인공지능 왓슨의 첫 진료를 받은 조태현씨(왼쪽 첫번째)가 의료진으로부터 향후 치료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의료계에도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국내 병원들이 잇따라 미국 IBM사의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해 진료에 투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길병원은 지난해 12월 5일 국내 최초로 미국 IBM사의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해 첫 환자를 진료했습니다. 이어 부산대병원도 지난 1월 25일 IBM '왓슨 포 온콜로지'와 '왓슨 포 지노믹스'를 동시 도입해 진료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인공지능은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왓슨이 어떻게 진료에 투입될 수 있을까요.

왓슨 슈퍼컴퓨터는 2012년 처음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MSKCC)에서 사람으로 치면 '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레지던트 생활이라는게 사람과는 달리 290여종의 의학저널 및 전문문헌, 200종의 교과서, 1200만쪽에 달하는 전문자료를 습득한 것입니다. 현재도 왓슨은 각종 저널과 치료방법을 딥러닝이라는 학습방법을 통해 습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IBM에서는 올해 전체 암의 약 85%를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 길병원에서 첫 진료를 받은 조태현씨(61)는 복부통증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은 후 대장암이 발견돼 왓슨 암센터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조씨는 지난해 11월 9일 개인병원에서 대장내시경 조직검사 및 복부단층촬영을 한 후 14일 가천대 길병원 대장항문외과에 내원해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3차원(3D) 복강경 우결장절제수술을 받고 수술 6일째 퇴원했습니다. 하지만 혹시 남아 있을 암세포를 제거해야 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보조 항암치료가 필요했습니다. 이에 항암치료의 방법을 묻기 위해 왓슨 암센터를 방문한 것입니다.

전문 코디네이터 및 전문의의 진료 후 의료진은 조씨의 나이, 몸무게, 전신상태, 기존 치료방법, 조직검사 결과, 혈액검사 결과, 유전자검사 결과 등의 정보를 왓슨에 입력한 후 의견을 물었습니다.

왓슨은 입력된 정보를 토대로 조씨에게 약물치료 중 일반 항암제인 폴폭스 혹은 케이폭스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의료진의 의견과도 일치한 것입니다.

인공지능 왓슨의 진료를 받으려면 신청을 해야 하는데 왓슨 진료비가 따로 들진 않습니다. 다만 4~5개과 의료진들이 다학제 진료를 하기 때문에 이 비용인 40만~50만원이 추가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다른 병원에서도 다학제 진료를 하면 내야 하는 비용이기 때문에 환자는 무료로 왓슨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길병원을 찾게 되는 거죠.

이 때문인지 최근 길병원의 왓슨 진료는 100명을 넘어섰습니다.

부산대병원은 길병원이 실시하고 있는 '왓슨 포 온콜로지'에 '왓슨 포 지노믹스'를 동시 도입했다고 합니다. 즉, 환자의 유전체에 특정된 정보도 함께 평가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 때문에 환자 데이터를 왓슨에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국내 환자 데이터가 쌓이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또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환자의 진료에 대해 의료진이 결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왓슨의 의견에 따라 환자가 선택하게 된다면 진료에 대한 책임 부분도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 시행하고 있는 우리가 알지 못한 치료법까지 왓슨이 알려준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더 좋은 치료법을 찾아 갈 수도 있게 됩니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