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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대출 폭증.. 은행권보다 더 늘었다

가계빚 석달만에 47조 늘어 작년말 1344조 3000억
은행 문턱 못넘은 대출 수요
상호금융·새마을금고 등 몰려

2금융권 대출 폭증.. 은행권보다 더 늘었다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의 대출규제에 나섰다. 우리 가계의 부채 규모가 3개월만에 50조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1300조원을 훌쩍 넘어선 가운데, 특히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은행의 가계대출을 죄면서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둔화됐지만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정점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제2금융권의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상호금융, 새마을금고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이 지난해 9월 말(1296조6000억원) 대비 47조7000억원(3.7%) 늘어난 134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분기 중 증가액이 지난 2015년 4.4분기(38조2000억원)은 물론 지난해 3.4분기(39조원)도 넘어섰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2년 4.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액이다.

은행권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흘러가는 풍선효과가 극단적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4분기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3조5134억원으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13조4964억원)을 앞질렀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과 부동산대책이 자리를 잡으면서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이 수요가 고스란히 규제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으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2.4분기(17조4000억원), 3.4분기(17조2000억원) 증가액과 비교하면 다소 둔화됐다. 주택담보대출은 9조원, 기타대출은 4조5000억원 각각 늘었다. 그 대신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지난해 4.4분기 대출 증가액이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3.4분기 증가액(11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새마을금고와 상호금융업권의 대출 증가액이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대출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새마을금고의 지난해 4.4분기 대출 증가액은 4조7000억원으로 지난 2015년 연간 대출 증가액(4조2000억원)보다 많았다. 상호금융업권의 대출 증가액도 5조6000억원에 달했다.

한국은행 이상용 금융통계팀장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조이기가 강화되면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되지 않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대폭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증가세가 지속돼 온 제2금융권 가계대출을 관리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금융위는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빠른 새마을금고와 보험사를 중심으로 리스크관리 적정성 등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중 70개 조합.금고에 대한 특별점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개선을 위해서는 올해 고정금리(42.5%→45%), 분할상환(50%→55%) 목표비율을 상향 조정하고 상호금융업권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3월 중 실시할 계획이다.

sane@fnnews.com 박세인 김홍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