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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만에 최악의 ‘결혼 절벽’

2016년 혼인.이혼 통계
결혼 전년 대비 7% 감소.. 초혼 男 32.8세 女 30.1세
이혼 건수도 1.7% 줄어

42년만에 최악의 ‘결혼 절벽’


지난해 혼인 건수가 42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결혼 감소의 여파로 이혼 건수도 소폭 줄었다. 초혼 연령은 남녀 모두 전년보다 많아져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결혼 적령기인 20대 후반이 취업 절벽으로 직격탄을 맞고, 이것이 결혼을 늦추는 결과로 나타나는 양상이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 건수는 28만1600건으로 전년 대비 7.0% 감소했다. 이는 1974년의 25만9100건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지난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5.5건으로 전년 대비 0.4건 줄었다. 이는 1970년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후 가장 낮은 비율이다.

초혼 연령 상승에서도 결혼 기피 현상이 보인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2.8세, 여자 30.1세를 기록했는데 이 또한 역대 최고 수준이다. 1996년 남자 28.4세, 여자 25.5세였던 초혼 연령은 2006년 들어 남자 31.0세, 여자 27.8세로 높아졌다가 지난해 또다시 높아졌다.

한국인이 외국인과 결혼하는 국제결혼도 감소세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지난해 2만6000건으로 2015년에 비해 3.2% 감소했다. 전체 혼인 중 외국인과의 혼인 비중은 7.3%로 0.3%포인트 올랐다.

통계청은 결혼 감소의 원인을 인구구조적 요인과 시기적 요인, 사회 인식의 변화 등에서 찾았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주요 결혼 연령대인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인구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며 "청년층 실업률이 오르고 전월세 가격 지수 등이 높아지는 것도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와 달리 결혼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2016년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미혼 남자 중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000년대 초반 10명 중 6명이었지만 2014년 10명 중 5명으로, 2016년 10명 중 4명으로 줄었다. 이 과장은 "결혼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혼 건수는 이혼 건수 감소에도 영향을 줬다. 결혼 건수의 감소가 일정 시차를 두고 이혼 건수 감소로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10만7300건인데 이는 2015년(10만9200건)에 비해 1.7% 줄어든 것이다.
결혼 후 5년 이내 부부(22.9%)와 20년 이상 된 부부(30.4%)가 전체 이혼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체 이혼 중 외국인과의 이혼은 7700건으로 6.9% 감소했다. 전체 이혼 중 외국인과의 이혼 구성비는 7.1%로 0.4%포인트 줄었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