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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모간스탠리 "런던 직원 철수"

브렉시트후 사업차질 우려.. 英·EU 협상 전 인력 이동

미국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전 런던 내 일부 직원들을 철수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 방침에 대한 반발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방송 CNBC,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리차드 노드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는 브렉시트 이후를 대비한 비상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노드 CEO는 "(은행 운영계획은) 유럽 자체 인력을 고용하고, 이 중 런던에서 이동하는 인력을 포함하는 등 복합적일 것"이라며 "수백명이 런던에서 이동할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런던에서 직원 6000여명을 고용 중이다. FT는 골드만삭스의 EU 내 거점이 은행 면허를 소지하고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콤 켈러 모간스탠리 사장도 런던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2년간의 브렉시트 협상이 끝나기 전에 확실히 일부 직원을 이동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모간스탠리는 영국에서 5000여명을 고용 중이다.

그는 "투자은행 활동 수준이 유럽에서 더 광범위해 질 것"이라며 "브렉시트는 런던에 '나쁜 일'"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부터 반대 의사를 밝혀 왔다. 브렉시트 절차가 이달 말부터 본격화됨에 따라 은행권이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라제시 아그라왈 런던 경제 부시장은 노드 CEO의 발언에 대해 "메이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를 불필요한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영국 정부는 협상에서 EU 시장에 최대한 접근성을 보장하도록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FT는 금융전문가 30여명과 인터뷰한 결과 런던의 일자리를 가져올 곳으로 더블린, 암스테르담, 파리, 마드리드 등을 제치고 프랑크푸르트가 선두에 서있다고 전했다.
유럽중앙은행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런던이 여전히 유럽의 금융 중심지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프랑크푸르트는 이 지위를 가져올 잠재력이 충분하며, 룩셈부르크도 자산운용과 보험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