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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보좌진교육과정' 운영 김현목 국회 최장수 보좌관

"수강생 50여명 국회서 둥지 틀어"

[fn이사람] '보좌진교육과정' 운영 김현목 국회 최장수 보좌관

"후배들에게는 더 나은 환경을 물려줘야죠."

국회 김현목 보좌관(사진)에게는 두 가지 명예로운 '수식어'가 붙는다. '국회 최장수 보좌관'과 '보좌진들의 스승'이 바로 그것이다.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 보좌관은 "13대 국회 때 당시 25세의 나이로 국회에 들어와 27년째 몸담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6년 남짓인 점을 감안하면 그와 국회의 '궁합'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만큼 국회 보좌진으로서의 자부심과 애정이 넘친다. '보좌진들의 스승'을 자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 보좌관은 "국회 보좌진도 이제는 전문직업군으로 자리 잡았지만 체계적으로 훈련받을 기회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20년 이상된 보좌관들 5~6명이 후배들은 우리와 같은 어려움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보고자 보좌진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보좌관을 비롯한 '베테랑' 보좌관들은 2012년 19대 국회 때부터 사단법인 한국비서협회와 손잡고 '보좌진교육과정'을 신설, 운영하고 있다.

그는 "법제실무와 예산결산, 국정감사, 의정활동 홍보, SNS기법, 선거실무 등을 직접 경험한 사례 중심으로 '족집게 과외'를 하고 있다"며 "한 기수당 15명 정도씩 지금까지 총 250~300명이 과정을 이수했다"고 경과를 설명했다.

괄목할 성과도 잇따르고 있다. 인턴이나 비서 등 신규 보좌진 경쟁률이 평균 50대 1을 웃도는 상황에서 벌써 교육과정을 거친 수강생 50여명이 국회에 둥지를 틀었다.

김 보좌관은 "지식도 전달하지만 왜 보좌진이 되어야 하는지, 된다면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싶다는 열정과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보람이 크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

그의 후배 양성 노력은 대외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얻어, 올해 초 보좌관으로서는 최고영예인 '근정포장'을 수상했다. 김 보좌관은 "보좌진 양성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감회가 더욱 새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비록 '근정포장'이라는 영광을 안겼지만 '보좌진 교육'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보좌진들의 개인적인 역량에만 의존해서는 의원실은 물론이고 국회(입법부) 전체적으로도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며 "강의나 교재 등이 개발되고 보급되어야 한다. 예산 투입이 필요하겠지만 보좌진 역량 향상을 감안한다면 결과적으로는 예산을 절약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체계적인 교육과 함께 보좌관들의 활발한 정계 진출을 위한 활로 모색도 제안했다.

김 보좌관은 "각계각층이 비례대표를 통해 국회에 입성하지만 정작 의정활동의 실무 핵심인 보좌진들은 소외되는 것 같아 아쉽다"며 "여야를 떠나 보좌진 출신 중 유능하고 경륜과 도덕성 등을 갖춘 인사에 대한 비례대표 발탁을 시스템화하면 유능한 보좌진들이 더욱 매진하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내 보좌진 모임인 보좌진협의회에 대해서도 "친목 도모와 권익 보호 등도 중요하지만 보좌진 관련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등의 노력도 병행해 정치권에 작은 바람을 일으키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