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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안나면 수수료 깎겠다" 착한 금융상품 잇달아

국내 은행들이 고객에 수익을 못내주면 수수료도 받지 않겠다고 나섰다. 고객이 얻는 이익에 따라 판매·운용 수수료를 차등적용하는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고객 수익률 관리 책임제를 도입한 것이다.

24일 KB국민은행은 수익률에 따라 고객이 부담하는 펀드보수가 달라지는 '고객수익연동 보수 인하 펀드'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펀드상품의 보수는 고객수익률이 저조해도 일률적으로 적용됐지만, 이번 펀드는 목표수익률 달성 여부에 따라 판매보수 및 운용보수를 인하하는 보수체계가 적용된다.

이번 신상품은 중국 본토(상해·심천) 상장주식 중 저평가 우량 가치주에 선별 투자하는 'KB 든든한 중국본토 가치주 목표전환 제2호(주식)'와 주가지수 등락에 따라 분할매수 후 일정 수익률(5%)에 도달하면 주식비중을 낮춰 수익을 보존하는 '키움 든든한 스마트인베스터 분할매수 목표전환형 제2호(주식혼합-재간접형)'다.

이 상품은 사전에 정한 목표수익률에 도달할 경우 채권형으로 전환하여 수익 확보 후 청산하므로 고객은 매도타이밍에 대해 고민할 필요 없이 투자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투자개시 후 6개월 이내 목표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판매보수'를 50% 인하하고, 1년까지 달성하지 못할 경우 '판매보수'를 50% 추가 인하하며 '운용보수'도 50% 인하한다.

KB국민은행은 앞서 고객수익률에 따라 고객이 부담하는 수수료가 달라지는 신개념 ETF신탁 상품 '착한신탁'을 출시한 바 있다. 수수료 구조는 일정기간(6개월) 내 실제 투자수익률이 사전에 정한 목표수익률(3%)에 도달하면 정상적인 수수료가 적용되고, 도달하지 못하면 수수료가 절반으로 인하되는 형태다.

신한은행도 지난 21일 고객 수익률과 은행 수익이 연동되는 '동고동락 신탁'을 출시했다. 신탁 수수료를 낮추고 사전 설정한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게 되면 은행에 성과보수를 지급하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고객이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은행의 수수료 수취가 가능하지만 만기인 2년 이내에 목표 달성을 못할 경우 은행이 성과보수를 포기해 고객의 부담이 줄어든다.

이런 상품이 잇달이 출시되는 이유는 금융감독원이 제3차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과제 중 하나로 펀드 보수체계 개선을 꼽은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투자자는 손실을 입고, 금융사만 수수료를 벌어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직접 고객 수익률 관리에 총대를 매겠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수익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고객수익연동 보수 인하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