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나랏빚 관리할 특별법부터 만들라

대선주자들 복지공약 남발
관련법은 국회에 묶여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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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이 선심성 퍼주기 복지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복지를 늘리려면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는 사실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뚜렷한 재원 대책 없이 복지공약을 남발하는 것은 결국 빚 내서 복지를 하겠다는 말과 같다. 19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개최한 '국가재정법 정책토론회'는 정치권의 이 같은 최근 상황과 맞물려 의미가 깊다. 나랏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국가재정 위기를 관리할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토론회다. 고령화로 사회보험과 기금 등의 조기 고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치권까지 가세해 나랏빚 급증을 부채질하고 있다.

재정건전화법은 지난해 10월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해 계류 중인 제정법이다. 국가채무를 국내총생산(GDP)의 45% 이내로 관리하는 채무준칙과,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을 GDP의 3% 이내로 억제하는 수지준칙을 법제화하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지난해 38.3%, 국가채무 총액은 627조원으로 당장 위험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증가 속도가 매우 빨라 지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국가채무는 2012~2016년 4년 사이에 41.5%(184조원)가 늘었는데 이는 경상GDP 증가율의 두배를 넘는다. 국가채무 비율은 6.1%포인트 높아졌으며 이런 속도로 가면 4~5년 안에 4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채무가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와,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정치권의 복지공약 남발이 맞물려 빚어진 현상이다. 그러잖아도 노인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복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정치권이 재원 대책도 없이 새로운 복지공약을 마구잡이로 쏟아낸 결과다. 재원 대책 없이 쏟아진 복지공약들은 예외 없이 나랏빚 급증으로 귀결됐다. '빚복지'라는 비판을 듣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가 이 점을 잘 보여준다.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다. 주요 후보들은 기초연금, 아동수당, 최저임금, 국민연금 관련 공약들을 내놓았다. 건당 수조원에서 많게는 10조원의 돈이 들어가지만 그에 상응하는 재원 대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결국 또 빚 내서 복지 하겠다는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행태를 바로잡지 못하면 언젠가는 우리도 그리스처럼 국가파산 위기를 겪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빚 내서 복지 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각 당과 후보들은 주요 복지공약에 대한 재원 대책을 명확히 밝히고, 그럴 수 없는 공약들은 거둬들여야 한다. 국회의원이 재정소요를 유발하는 법안을 제출할 때는 재원조달 방안 마련을 의무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재정건전화법의 조속한 입법화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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