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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24일 일본行 도시바 인수전 직접 뛴다

넉달만에 해외경영 재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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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사진)이 건국 이래 최대 기업 인수합병(M&A) 매물인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 전면에 나서는 등 글로벌 경영행보를 재가동한다. 4개월간의 출국금지에서 풀려난 최 회장이 오는 24일 일본으로 출국해 도시바 경영진과 투자자, 정·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설득작업에 나서기로 하면서 SK에 다소 불리하게 돌아가는 초반 인수전 국면을 바꿔 놓을지 주목된다.

21일 재계와 SK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8일 검찰의 출금조치가 4개월 만에 해제된 직후 산적한 글로벌 현안을 챙기기 위해 해외출장 일정을 긴박하게 조율하고 있다.

출금 이후 최 회장의 첫 글로벌 경영행보는 일본으로 정해졌다. 최 회장은 24일 오후 전용기를 타고 일본 나리타공항으로 출발, 26일 돌아오는 2박3일간의 출장 일정을 확정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0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에서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되고, 반도체 고객들한테 절대로 해가 되지 않는 방법 안에서 도시바와 하이닉스가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니 가능하면 현장을 많이 다니면서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최 회장의 이번 일본 출장은 SK하이닉스의 인수 가능성에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재 1차 예비입찰을 끝낸 도시바 낸드 메모리사업 인수전은 미국의 브로드컴과 웨스턴디지털, 한국의 SK하이닉스, 대만 훙하이 등 4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미국계 기업에 다소 유리하게 돌아가는 분위기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일본 정부와 재계를 중심으로 중국계인 훙하이에 대해 기술유출 등을 우려해 인수 거부감이 큰 상황"이라며 "한국계인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우호적 분위기가 아닌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미국 기업들이 한발 앞서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일본 언론 등을 통해 전해지는 최근 인수전 분위기는 미국 반도체업체인 브로드컴이 유력 인수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브로드컴은 일본 관민기구인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과 연합을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로드컴 진영에는 미국계 투자펀드 KKR와 일부 일본 대형은행도 참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력한 미·일 연합전선을 구축해 일찌감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 요카이치 반도체 공장을 17년간 합작운영한 관계를 앞세워 독점교섭권을 요구할 만큼 강한 인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웨스턴디지털도 일본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과 공동전선 구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훙하이도 불리한 상황을 감안해 예비입찰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3조엔의 인수가를 써내 자금력에 승부를 걸고 있다.
훙하이는 일본 측의 반감을 해소하기 위해 애플, 구글 등과 연합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도시바 경영진과 일본 정부, 투자자 등을 상대로 담판을 지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SK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출금 상태에서도 최측근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을 일본에 급파하는 등 도시바 인수전을 최우선 현안으로 챙겼다"며 "SK하이닉스에 이어 도시바 인수는 최 회장이 구상하는 SK '딥 체인지(근본적인 혁신)'의 모멘텀이라 이번 출장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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