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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치우니 업무효율 쑥쑥 "허리·다리 건강은 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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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현장르포-동국제강.한국P&G
업무효율성+직원건강 ‘스탠딩 워크’의 확산
동국제강, 30%가 높낮이 책상.. 예약 통해 원하는 자리 골라
직원들 "다이어트에도 도움"
한국P&G,업무 만족도 25% ↑
스탠딩 미팅룸 이용해 회의도.. 직원 소통 늘어 창의적 호평

의자 치우니 업무효율 쑥쑥 "허리·다리 건강은 덤입니다"
지난 21일 서울 을지로 동국제강 본사에서 직원들이 스탠딩 데스크를 이용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의자 치우니 업무효율 쑥쑥 "허리·다리 건강은 덤입니다"
지난 21일 서울 테헤란로 한국P&G 본사에서 직원들이 스탠딩 데스크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허리 디스크가 있어 오래 앉아 있는 게 어려웠다. 스탠딩 워크가 도입된 이후에는 서서 일하는 책상을 주로 고르고 있다."(동국제강 총무팀 함은성 과장)

"스탠딩 워크 도입 초기에는 과연 몇 명의 직원이 서서 일할지 다들 궁금해했다. 그러나 막상 서서 근무를 해보니 집중도가 높아져 업무효율성이 좋아졌다."(한국 P&G 커뮤니케이션팀 박선 차장)

아직 도입 초기이기는 하지만 국내에서 스탠딩 워크 문화를 경험한 직장인들이 내놓은 반응이다. 처음에 전동식 책상에 어색해하던 임직원들은 이제는 그 효율성에 만족을 느끼며 경쟁적으로 자리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스탠딩 워크는 단순하게 앉고 일어서서 일하는 형태만 바꾸는 것이 아닌 고정된 자리를 없애는 업무문화 형식까지 바꾸고 있다.

■스탠딩 워크로 '직원건강' 지키는 동국제강

동국제강은 지난 2015년 업계 최초로 스탠딩 워크를 도입했다. 직원들의 건강과 업무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의 경영철학 때문이었다. 도입 초기에는 불편해하는 직원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선호하는 직원들도 많다는 게 동국제강 측 설명이다.

지난 21일 찾은 동국제강 사무실은 기존 다른 기업들의 사무실과 사뭇 달랐다. 다른 기업과는 달리 직원들의 지정된 좌석이 없었다. 직원들은 오전에 출근하면 좌석 예약시스템을 통해 앉을 자리를 선택한다. 여기서 직원들은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에 앉을지, 평범한 자리에 앉을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전체 책상의 30%가 전동식 높낮이 조절 책상으로 구성돼 있다. 또 책상 간 파티션도 존재하지 않으며 임원실도 반투명유리로 둘러싼 공간으로 만들었다. 사뭇 철강회사가 아닌 정보통신(IT) 회사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느낄 정도였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도입 초기에는 불편해하는 직원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직원들도 많이 익숙해졌고, 서서 일하는 게 가능한 자리를 원하는 직원도 늘어났다"며 "은행권, 대형 이동통신사 등 저희 사무실을 참고하시려는 분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간중간 사무실 곳곳에서 서서 일하는 직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윤리경영팀 박해린 사원은 "점심식사 후에 자리에 앉으면 속이 더부룩하곤 했는데 서서 일하면서 소화가 더 잘되는 것 같다"며 "서서 일하는 게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P&G, 스탠딩 워크로 업무효율 향상

지난해 3월 사무공간을 개편한 한국 P&G 역시 스탠딩 워크를 도입한 회사 중 하나다. 장시간 자리에 앉아 있을 경우 허리나 목 디스크 발병률이 높아지는데 이를 예방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높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을 업무공간 전반에 배치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창가에는 스탠딩 책상을 일렬로 배치해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서서 회의할 수 있는 스탠딩 미팅룸도 새롭게 마련했고, 장시간 앉아 근무해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기능성 모니터를 책상마다 설치해 직원들의 편의를 높였다.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아졌다. 개편 후 이뤄진 사내조사에서 '사무공간 내 업무만족도'는 25%나 높아졌고 사무공간 내 협업에 대한 만족도도 15%나 올랐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공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업무 협업이 가능하며 자율적인 기업문화가 만족도를 높이는 주된 원인으로 손꼽혔다.

박 차장은 "서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세가 좋아져 허리통증, 다리부기 등이 완화됐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탠딩 미팅룸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회의가 진행되는 동시에 아이디어 개진이 더 활발해진다는 장점 덕분에 예약경쟁이 치열할 정도로 직원들의 선호도가 높다"며 "수평적이고 오픈된 공간에서 동료들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어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회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