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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5개월만에 최고…피용 "마크롱 지지"

유로가 23일(이하 현지시간) 5개월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이날 치러진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중도파인 에마뉘엘 마크롱이 다음달 7일 결선투표 진출을 확정지은데 따른 시장의 안도감이 작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로는 이날 장중 유로당 1.093달러까지 오르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는 오름세를 지속해 결국 지난주말보다 1.4% 상승한 유로당 1.088달러에 마감했다.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유로는 장 초반 지난주말 대비 3.4% 뛴 유로당 120.5엔까지 올랐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가 유로를 끌어올렸다.

입소스 출구조사에서 마크롱은 23.7%,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은 21.7%를 득표한 것으로 추산됐다. 다음달 결선투표에서 두 후보가 맞붙게 됐다.

공화당의 프랑수와 피용, 좌파당의 극좌 후보인 장 뤽 멜랑숑은 각각 19.5%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세는 마크롱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CNBC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피용이 지지자들에게 마르롱 지지를 호소하는 등 정치권이 마크롱에 힘을 모아주고 있다.

피용은 이날 선거 뒤 연설에서 패배를 인정하고 지지자들에게 마크롱을 택해 극우 정권을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사회당의 베누아 하몽도 1차 투표 통과가 좌절된 뒤 지지자들에게 마크롱 지지를 호소했다.

사회당의 베르나르 카쥬네브도 트위터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마크롱으로 '단합'할 것을 촉구했고, 장 마르크 애루 외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최종투표에서 마크롱을 지지해달라고 말했다.

녹색당(EELV)의 세실 듀플로는 '주저없이' 마크롱에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이 마크롱에 힘을 모아주는 가운데 여론조사에서는 마크롱이 2차 투표에서 60% 안팎의 지지율로 르펜에 낙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P 모간 자산운용의 빈센트 쥬빈스 전략가는 "가장 시장친화적인 결과"라면서 "마크롱-르펜이 2차 투표에서 붙게 되면 마크롱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차 투표 결과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시장은 마크롱이 승기를 잡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일부 분석가들과 투자자들은 1차 투표 결과가 유럽 자산에 대한 구매 욕구를 높이는 방아쇠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케빈 오놀란은 "국제 투자자들은 지난 수년간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위기로) 힘든 시기를 겪었고, 이때문에 유럽 자산 매수를 꺼려왔다"면서 "그러나 중도노선, 제도권이 다시 힘을 얻기 시작했다는 인식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크레디트 스위스(CS)의 이코노미스트 아나이스 부시는 여론조사가 신뢰를 회복한 점이 중요하다고 봤다.

부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여론 조사가 신뢰할 만하다는 것이 입증됐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2차 투표 결과에 대한 신뢰를 높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의 경우 반대표와 차이가 기껏해야 5% 수준에 불과했지만 프랑스 대선 2차 투표 여론조사에서는 르펜이 20~30%포인트 차로 패배하는 것으로 나온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