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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최고의 빅데이터 전문가가 인도 스타트업에 뛰어든 이유는?

국내 최대 통신사 KT에서 최고의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로 꼽히던 임원이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공동창업자로 변신해 화제다. 주인공은 김이식 밸런스히어로 공동창업자다.

김이식 공동창업자는 올 초까지만해도 KT에서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로 이름을 떨쳤다. 조류독감과 메르스(중동호흡증후군) 확산 경로 분석, 휴대폰 로밍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예방 등의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그랬던 그가 안정적 직장을 나와 스타트업 밸런스히어로에 합류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이 만나 창업환경 조성"
29일 만난 김이식 밸런스히어로 공동창업자는 '시대가 완전히 변하고 있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스타트업에 투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전세계적으로 혁신 스타트업이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을 보면서 더이상 대기업 회의실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덧붙인다.

대기업 최고의 빅데이터 전문가가 인도 스타트업에 뛰어든 이유는?
김이식 밸런스히어로 공동창업자
그는 반도체 혁명에 이은 스마트폰 혁명이 스타트업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고 강조했다. 그가 몸담았던 KT의 수장인 황창규 회장의 유명한 '황의법칙'과 스마트폰 혁명이 만나면서 스타트업이 각광받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황의 법칙에 따라 반도체 용량은 1년에 2배씩 빨라지는데 10년이면 1000배나 늘어나면서 시대가 10년만에 완전히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거기에 스마트폰이 결합하면서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더욱 빨라져 덩치 큰 대기업보다 덩치가 작아 속도가 빠른 스타트업이 각광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규모와 성장률, 경쟁의 정도 따지니 인도만한 시장 없더라"
대기업 회의실을 박차고 나온 김이식 공동창업자의 선택은 인도였다. 시장의 규모와 시장의 성장률, 경쟁의 정도 등 성공하는 기업의 법칙을 되짚어봤을때 인도에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시장은 1등이라도 몇십억이나 몇백억 정도 벌고 성장이 멈출 것이지만 시장규모가 큰 중국이나 미국, 인도에서 시장을 장악하면 압도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다"며 "그중에서도 인도는 인터넷 혁명 없이 모바일 혁명으로 전환되는 시기라 경쟁의 정도도 약했고 인구도 많으며 성장률도 압도적으로 높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무주공산과 같은 곳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그가 선불폰 잔액확인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트루밸런스'를 선택한 것은 인도의 특성을 잘 파악한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인구의 90% 이상이 선불폰을 사용하는 나라, 이용자들의 기업신뢰도가 낮아 내가 충전한 만큼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하는 나라라는 특성과 '트루밸런스'는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누적 다운로드 4000만건을 넘어서며 인도 국민 앱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김이식 공동창업자는 "인도인들 스스로도 잘 모르는 것을 우리는 트루밸런스에 쌓이는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알아낼 수 있다"며 "트루밸런스를 통해 빅데이터는 이렇게 써야 한다는 것을 내가 증명하고 싶다"며 "빅데이터 분석 능력과 머신러닝 등의 인공지능을 결합해 고객들에게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 빅데이터의 가치를 증명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밸런스히어로는 통신료, 데이터료의 사용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요금을 추천해주고, 잔액을 확인할 수 있는 앱 '트루밸런스'를 인도에 선보인 스타트업이다.
'트루밸런스'는 출시 2년만에 4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인도 국민 앱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사용자를 기반으로 광고 서비스, 충전 서비스 등을 추가해 본격적인 수익화에 돌입했으며 올해는 결제 서비스까지 추가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KDB산업은행, 캡스톤파트너스 등 여러 투자사들로부터 연달아 투자를 유치하며 현재 누적 투자유치액만 190억원에 달한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