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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금융담합 깨라" 김진표 말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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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새 관점 제시.. 경쟁 촉진해 일자리 창출

인터넷은행 문제가 26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도마에 올랐다. 김진표 위원장이 인사말을 통해 공정위 간부들에게 이런 요지의 주문을 했다. "인터넷은행은 지금 막 시작했지만 너무 늦었다. 세계적으로 금융담합 구조가 이런 나라가 없다. 지나친 담합 구조가 새로운 침입자의 출현을 막고 있다. 그 결과 경제활력이 떨어지고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지 못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문재인정부의 금융.산업정책 방향과 관련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경쟁촉진을 통한 일자리 창출'의 관점이다. 김 위원장은 "기존의 금융이나 산업과 선의의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존의 담합구조를 깨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인 예가 인터넷은행이다. 우리나라는 정보기술(IT)산업 발달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행 후진국이다. 두 곳이 인가돼 올해 첫걸음을 뗐지만 미국.일본.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10~20년이나 뒤졌다. 게다가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주지 않아 그마저도 반쪽짜리에 머물고 있다. 산업자본의 지분을 총주식의 10%(의결권 있는 주식의 4%) 이내로 제한하고 있어서다.

국내 은행들은 그동안 비싼 수수료와 높은 예대금리차로 손쉽게 장사를 해왔다. 여기에 인터넷은행이 들어오면 수수료와 금리차 등의 담합 구조가 무너지고 가격경쟁이 활발해질 것이다. 김 위원장은 경쟁해야 좋은 일자리가 생긴다며 키움증권 사례를 들었다. "김대중정부 시절 증권거래수수료가 0.5%였다. 당시 키움닷컴이 인터넷증권사를 출범시켜 수수료를 0.1%로 낮췄다. 그 결과 증권산업이 더욱 발전했다." 저비용항공도 같은 사례다. 저비용항공사가 들어오면서 기존 대형항공사 독과점 구조가 깨졌다. 저비용항공사 한 곳이 2000명을 고용했다. 대형항공사의 일자리도 더 늘어났다.

김 위원장은 은산분리 폐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인터넷은행을 키워 기존 은행의 가격.이익 담합 구조를 깨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공정위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인터넷은행에 은산분리 족쇄를 채워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일자리 창출은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정부의 1호 국정과제다. 더불어민주당부터 인터넷은행 활성화와 은산분리 폐지 문제를 놓고 진지한 논의에 나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