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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소비심리 활짝, 이제 규제완화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국내 소비심리가 크게 개선됐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8.0으로 한달 전보다 6.8포인트 올랐다. 세월호 참사 직전인 2014년 4월 이후 3년1개월 만에 최고치다. 상승 폭도 2009년 8월 이후 7년9개월 만에 가장 크다. CCSI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의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한은은 새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집값이 들썩이는 게 그 이유다. 특히 수출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수출은 작년 말부터 6개월 연속 급증했다. 수입도 20% 안팎의 높은 증가율을 보여 불황형 흑자 그늘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감소세였던 설비투자도 3월 12.9%로 3년5개월 만에 최대치로 늘었다.

소비심리는 넉달 연속 호전돼 경기회복 가능성을 높여준다. 실제 지난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9% 성장해 예상을 웃돌았다. 한은은 지난달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6%로 올렸지만 또 한 차례 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이주열 총재는 그제 "여러 경제지표를 봤을 때 오는 7월 경제전망 때는 당초 예상보다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 수출과 소비심리 회복이 내수와 고용시장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통계청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0.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음식.숙박업 생산은 7개월째 마이너스다. 고용부진은 더 심각하다. 4월 실업률은 4.2%로 17년 만에 최고치다. 실업자 수는 117만명을 넘어 4월 기준 역대 최악이다.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은 10개월째 취업자 수가 줄었다.

최근의 소비심리 개선은 반길 일이지만 내수와 고용으로 연결돼야 의미가 있다. 기업이 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만들어야 소득이 늘고 소비가 살아난다. 하지만 문재인정부는 세금 쓰는 일자리 만들기에만 급급하다. 규제개혁엔 눈을 감았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매긴 한국의 규제경쟁력 순위는 2009년 98위에서 작년 105위로 추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규제개혁을 새 정부 정책 1순위로 추진하라'고 권고했다.
규제개혁은 돈 안 쓰는 투자다. 의지만 있으면 충분하다. 투자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부터 과감히 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