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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까지 지름길은 없다.. 與 설득의 정치력 시험대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국민의당 “협조” 고비 넘겨
여소야대 정국 근본적 약점.. 내각출범.추경 등 산넘어산
6월 국회 여전히 개점휴업.. 대통령 높은 지지율은 위안

‘협치’까지 지름길은 없다.. 與 설득의 정치력 시험대
6월 임시국회 첫날인 29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가 진통을 겪으면서 국회 본회의가 개회 예정시간을 넘기고도 열리지 못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이 '난항'을 겪으면서 곤혹을 겪었다. 집권여당으로서 적극적인 문재인정부 후방지원을 통한 조속한 국정안정을 누차 강조해왔지만 첫 내각 인선부터 국회에서 발목을 잡히며 체면을 구겼기 때문이다.

국회 차원에서 '인사청문 대상자에 대한 검증기준 마련'을 카드로 내밀며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에서 '여당의 정치력'은 지속적인 시험대에 놓일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與 "野 대승적 결단" 호소

29일 민주당 지도부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을 위해 '야당의 대승적 결단'을 거듭 호소했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 국정정상화를 위해서는 어느때보다 여야가 힘을 모아야한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의 협조가 '필수 조건'이고, 누차 '협치(協治)'의 당위성을 강조해온 만큼 '설득의 정치력' 외에는 이렇다할 해법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가 보더라도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혹은 사회통념의 도를 넘어서는 부적합이 있다면, 우리당부터 먼저 나서서 반대할 것"이라면서 "하루라도 빨리 국정공백을 메우고 국정을 정상화시키라는 것이 국민의 한결같은 목소리고 간절함이다. 여야 간 전격적인 합의가 이뤄지길 다시 한 번 국민과 함께 기대하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국무총리 인준 처리는 사실상 여야의 첫번째 협치 시험대다. 오래 지속된 국정공백, 인수위 없는 정부출범, 경제와 외교, 안보위기 속에서 문재인 정부가 조속히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이 어려움은 대통령 혼자 극복하는 것이 아니다. 청와대가 진심으로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협조를 구했고 야당의 문제 의식에 정부여당이 공감하고 있는 만큼 대승적 결단을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경기대 박상철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가 여소야대인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여론이 여당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만큼 무리수를 둘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한고비'는 넘겼다지만…

민주당은 '인사원칙 논란' 진화를 위해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검증사안에 대해 운영위원회 소위원회를 열어 세부기준을 만들자고 야권에 제안했다. 정부여당의 고유 권한이라할 수 있는 내각 인사에 대한 원칙을 야권과 함께 마련하자는 것으로 '강대강(强對强)'의 대치 보다는 원만한 처리를 위해 먼저 손을 내민 셈이다.

일단, 야권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과 여야 4당 원내대표의 회동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당이 인사 청문 검증과 관련해 기준을 새롭게 논의해보자고 제안했다"면서 "이에 대해 국회 운영위원회 소위 등을 열어서 세부기준을 마련하자는 데 4당간 뜻을 모았다"라고 전했다.

특히, '캐스팅보트'로 꼽힌 국민의당이 의원총회를 통해 이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에 협조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큰고비'를 넘겼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가 위장전입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은 대승적 차원에서 총리 인준안 처리에 협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어렵사리 '첫 단추'를 꿰는데는 성공한 듯 하지만 향후 국회 운영에서의 큰 숙제를 떠안았다는 지적이다.

당장, 문정부 1기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이어지고, '일자리 추경' 등 주요 추진정책의 운명이 걸린 6월 임시국회에서도 야권의 공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fnkhy@fnnews.com 김호연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