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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Culture] "내 가수는 내가 알린다"… 봉사·SNS 통한 직접홍보 등 진화하는 '팬덤'

[yes+ Culture] "내 가수는 내가 알린다"… 봉사·SNS 통한 직접홍보 등 진화하는 '팬덤'
'프로듀스 101'출연자를 응원하는 지하철역 광고

[yes+ Culture] "내 가수는 내가 알린다"… 봉사·SNS 통한 직접홍보 등 진화하는 '팬덤'
팬들과 함께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에 나선 아이유

[yes+ Culture] "내 가수는 내가 알린다"… 봉사·SNS 통한 직접홍보 등 진화하는 '팬덤'
멜론 '아지톡' 스밍인증 컷

우리나라 대중음악계가 지탱하는 근간은 팬덤(fandom)이다. 특히 아이돌 그룹의 존속과 이미지 메이킹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팬심을 표현하는 팬들의 활동이 다양해지면서 팬덤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등장으로 스타와 팬이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최근에는 자신이 아끼는 아티스트를 직접 홍보해 '스타'로 만들어주는 문화가 정착하고 있다.

■좋아하는 가수 음악 스트리밍 인증

음악을 소유하는 것이 아닌 공유하는 시대인 요즘 가장 쉽게 가수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로 스트리밍 인증(스밍인증)이 부각되고 있다. 이는 음원사이트나 앱에서 팬들이 스스로 음악 청취 화면을 캡처하고 감상평을 SNS와 커뮤니티 등에 올리는 것이다. 자신이 특정 아티스트의 팬임을 알림과 동시에 음악을 소개하고 캡처한 화면에 자신의 이름이나 닉네임을 넣어 자신만의 '스밍인증' 컷을 만드는 것이다.

재결합 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젝스키스는 최근 팬덤의 스밍인증을 통해 변함없는 팬들의 애정을 확인했다. 최근 젝스키스는 모바일 팬 커뮤니티 '멜론 아지톡'에서 진행된 스밍인증 이벤트에서 정상급 아이돌 그룹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0대 팬들이 대부분을 이룬 다른 아이돌 그룹들과 달리 젝스키스 스밍인증에 참여한 팬들은 전체의 86%가 2030세대였다. 2주간의 이벤트 기간 동안 모인 젝스키스 팬들의 스밍인증은 총 165만여건에 달해 에베레스트산에 43.1회 오르내릴 수 있는 시간만큼 음악이 청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아지톡 이벤트에는 하루 평균 20만건, 총 283만건의 참여가 이어져 스밍인증이 하나의 팬 문화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줬다.

■기부와 봉사활동으로 팬심 표현

근래의 팬덤들은 아티스트의 인기와 성공 외에 이미지 관리에도 큰 공을 들인다. 팬들의 행동이 온라인을 타고 퍼지면 아티스트에 대한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가수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거나, 가수가 참여하는 봉사에 동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가수의 생일이나 앨범 발매일 등에 맞춰 봉사에 나서기도 한다. 지난달 13일 아이유의 팬들은 가수의 생일을 맞아 대형 공연장에서 팬미팅을 여는 대신에 벽화 봉사를 결정했다. 팬들의 요청에 아이유도 선뜻 수락해 가수와 팬이 함께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에 나서는 모습이 연출됐다. 아이유의 팬덤은 이전에도 콘서트에 '연탄 화환'으로 아이유를 응원하고, 여의도 한가운데 250여그루의 나무를 심어 '아이유 숲'을 조성하는 등의 선행으로 주목 받은 바 있다.

■'내 가수는 내가 알린다' 직접 홍보도

더 적극적인 팬덤 활동으로는 신문, 지하철 역사 등 공공장소, 전광판 등에 팬들이 직접 광고를 게재하는 등 직접 홍보를 하는 방식이다. 소속사의 손이 닿지 않는 곳곳에 팬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수의 생일이나 새로운 활동 소식 등을 알리는 것이 보통인데 특별한 목표를 가지고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비스트에서 새로운 그룹명으로 활동을 시작한 하이라이트의 팬들은 새출발한 그룹명을 알리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영화관에서 발부되는 티켓에 멤버들의 이름과 그룹명을 인쇄하는 시도를 했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엠넷의 '프로듀스 101' 시즌2의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들에게 투표를 부탁하는 메시지가 담긴 광고를 지하철 역사 등에서 대거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처럼 과시형 팬 문화가 아닌 아티스트와 팬덤 모두의 긍정적인 성장을 위한 팬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팬이 '스타'를 만드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