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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성장률 1%대 회복 … 내수가 관건

성장률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2일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1.1%(잠정치)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에 발표된 속보치(0.9%)보다 0.2%포인트, 지난해 4.4분기(0.5%)에 비해서는 0.6%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분기별 성장률이 0%대 터널에서 벗어나 6분기 만에 1%대를 회복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9%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으로 3%대 성장도 기대해볼 만하다.

성장세 회복의 일등공신은 수출이다. 지난해 말부터 회복되기 시작한 수출은 1.4분기에 2.1%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이보다 높은 4.4%의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 회복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빠르게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출 회복세는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통관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며 올 1월부터는 5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에 따라 국내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특히 주식시장은 투자심리가 회복돼 코스피지수 2300 선을 넘어서며 '문재인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향후 경기전망을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 소비와 고용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4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4월 청년실업률(11.2%)도 두자릿수를 유지했다. 업종별 경기도 명암이 뚜렷하다. 1.4분기 제조업 성장률은 2.1%로 6년3개월 만에 최고다. 반면 서비스업 성장률은 0.2%에 그쳤다. 제조업은 수출의 영향이 크지만 서비스업은 내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수출 부문의 호경기가 내수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출과 제조업의 경기 회복세가 내수와 서비스업 쪽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1.4분기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이 2.6%나 늘었지만 최종소비지출 증가율은 0.9%에 그치고 있다. 소득 증가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적극적인 소비.고용 확대 유인책이 필요하다.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데는 김영란법 영향이 크다. 새 정부는 3.5.1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는 식사.선물.경조사비 관련 규정의 개정을 서둘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