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Money & Money] 베어링자산운용 로버트 스미스 펀드매니저 "독일증시, 유럽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

메르켈 재선 가능성 높고 기업실적 견조한 흐름 보여 연말까지 상승세 이어갈 것
美 트럼프 세제 개혁안도.. 수출기업에 상당한 호재

[Money & Money] 베어링자산운용 로버트 스미스 펀드매니저 "독일증시, 유럽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

"독일증시는 전체 유럽시장 가운데 밸류에이션이 현저히 낮아 저평가 매력이 크다. 특히 장기간 저성장이 예상되는 은행업의 비중도 낮아 향후 상승 여력이 기대된다."

베어링자산운용의 독일펀드를 운용하는 로버트 스미스 펀드매니저(사진)는 4일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스미스 매니저가 독일 현지에서 운용을 맡고 있는 베어링독일펀드는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독일의 대표적인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에 투자해 중장기적 수익을 추구한다.

철저한 개별종목 분석을 바탕으로 한 바텀업(bottom-up) 리서치 및 확신투자(conviction style)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 펀드는 출시 28년을 맞아 영국에 설정된 '베어링 독일 역외펀드'에 재투자하는 구조로 운용된다.

한국에서는 2015년 9월에 선보였다. 국내에선 생소한 독일증시에 집중투자하는 유일한 펀드인 셈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 펀드의 설정 이후 수익률(2일 기준)은 28.2%, 연초 이후 성과는 13.35%에 달한다.

스미스 매니저는 2008년부터 이 펀드의 운용을 전담하고 있다. 그는 강세를 이어온 유럽증시가 높은 차익실현 여력을 감안할 때 통상 소강 국면에 꼽히는 여름에 약세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오히려 이같은 조정국면이 독일펀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호재라는 견해다. 스미스 매니저는 "테러 공격을 제외하면 시장에 급격한 조정을 일으킬 만한 특별한 변수가 없다. 5월부터 9월까지 전고점 대비 최대 5%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러한 주가 조정은 독일펀드에 좋은 매수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유럽의 경기 개선에 따른 견조한 기업 마진에 힘입어 증시가 올해 연말까지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미스 매니저는 2018년 유럽 강세장의 근거로 3가지 이슈를 꼽았다.

우선 독일 정부의 막대한 재정 흑자를 감안할 때 오는 9월 총선 이후 세금 감면 시행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세금 감면이 시행되면 독일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2019년 3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유력시 되는 점도 독일경제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미스 매니저는 "영국과 유럽계 기업들은 탈퇴 이전에 사업을 마무리짓기 위해 내년에 서둘러 진행할 것"이라며 "이는 영국과 유럽 경제, 특히 영국과의 사업 비중이 가장 높은 독일경제에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혁안이 현실화될 경우 독일 수출업체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미스 매니저는 "앞서 제시한 시나리오들이 현실화 될 경우 2018년 독일기업들의 마진이 큰 폭으로 개선 될 것"이라며 "현재 독일 주식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6배 수준으로, 미국(18배) 및 기타 유럽(14배)보다 현저히 낮다"고 강조했다.

올해 독일 펀드 운용 계획과 관련, 그는 여름철 약세장에 대비해 현금 비중을 다소 늘려 놓은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에 향후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경우 경기 민감주 위주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은 개별 종목을 선별적으로 매수한다는 계획이다.

스미스 매니저는 "현재 운용팀에서 가장 선호하는 섹터는 건설, 기계, 화학, 금속, IT, 그리고 헬스케어"라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이슈와 관련해선 독일 펀드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트럼프 관련 이슈 대부분이 펀드의 투자 대상이 되는 독일 기업들의 기업활동과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기업들이 세제개편을 앞두고 낮은 세율을 누리기 위해 올해 이익을 내년으로 이연시킬 가능성 있다.
이것이 유럽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매니저는 신용 위기 이후 독일 경제가 전체 유럽시장 대비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해외펀드 비과세 일몰 기한 안에 투자하면 투자자들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독일 기업들은 높은 수출 비중으로 인해 유로화 약세로부터 상대적으로 큰 수혜를 입고 있다"며 "독일 증시는 전체 유럽 시장 대비 저평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 유럽 증시에 투자를 고려한다면 독일 펀드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