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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Style] 100살 브랜드, 젊음을 입다 '낯선 친밀함' 헤리티지 열풍

브랜드 헤리티지에 대중적인 영패션 접목
1980~1990년대 스트리트 패션 각광
'100년 역사 자랑' 팹시.휠라 협업 주목
로고 활용한 원피스 등 제품 완판 기록

[yes+ Style] 100살 브랜드, 젊음을 입다 '낯선 친밀함' 헤리티지 열풍

[yes+ Style] 100살 브랜드, 젊음을 입다 '낯선 친밀함' 헤리티지 열풍
르까프가 소윙바운더리스와의 협업해 내놓은 헤리티지 라인

트렌드 변화가 빠른 요즘 같은 시기에 오래된 브랜드는 흔히 약점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인지도가 높다는 장점은 있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구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오랜 역사를 장점으로 활용한 '헤리티지(Heritage) 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다. 브랜드 고유의 가치와 오랜 전통에서 우러나오는 클래식한 매력을 부각시키는 것을 넘어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한층 '진화한 헤리티지'를 선보이고 있는 것. 클래식한 로고, 컬러와 결합한 후디, 맨투맨, 스니커즈로 대표되는 1980~1990년대 스트리트 패션의 귀환이 그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브랜드 헤리티지에 대중적인 영(Young) 패션을 접목한 컬래버레이션이 각광받는 배경에는 2030세대, 일명 '밀레니얼 세대'가 있다. 1980~2000년 태어난 이들은 현재 세계 소비시장을 주도하는 세대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첨단 기술 및 문화에 대한 빠른 적응력과 강한 자기표현 욕구를 바탕으로 '유스 컬처'(어떤 사회의 청년층이 가지고 있는 행동양식이나 가치관 전체를 대표하는 청년문화)를 흡수, 메가 트렌드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에 패션과 스포츠를 비롯한 업계 전반에서 유스 컬처 트렌드를 등에 업은 헤리티지 컬래버레이션이 확산되는 추세다. 브랜드별로 다양한 헤리티지가 자유분방하고 개성 넘치는 복고풍 스트리트 룩으로 구현되면서 3040 세대에게는 친밀감을, 1020 세대에게는 참신함을 선사하고 있다.

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토종 스포츠 브랜드인 르까프는 올해 K패션 선두주자 하동호 디자이너가 이끄는 스트리트 브랜드 '소잉바운더리스(Sewing Boundaries)와의 협업 프로젝트를 가동, 르까프에 익숙지 않은 젊은이들까지 공략했다. 르까프와 소잉바운더리스의 컬래버레이션 헤리티지 라인은 '과거와 오늘의 나를 잇다'를 주제로 르까프의 1980, 90년대 헤리티지 로고와 하동호 디자이너의 시그니처 디테일이 결합해 탄생했다. 심플한 바탕에 클래식한 로고와 패턴을 써 포인트를 살린 야상과 후디, 팬츠, 티셔츠 등 12개의 협업 아이템으로 구성된 이번 라인은 총 1000개의 한정 수량으로 판매, 모두 완판되는 성과를 올렸다. 르까프는 헤리티지 라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감한 시도로 브랜드 콘셉트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성공, 1020세대 소비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 간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주목받는 경우도 있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휠라는 지난 4월 100여년의 역사를 보유한 탄산음료 브랜드 펩시와의 컬래버레이션 라인을 내놓았다. 일부 제품은 출시되지마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FILA X PEPSI 협업 컬렉션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레트로 무드의 휠라 헤리티지 라인을 바탕으로 펩시의 젊고 역동적인 감성을 결합해 색다른 패션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화이트, 네이비, 레드로 구성된 두 브랜드의 상징적인 컬러와 아이코닉 로고를 자유자재로 활용했다. 후드 티셔츠, 맨투맨, 스포츠 원피스 등 의류부터 슬리퍼와 스니커즈, 모자, 양말, 에코백까지 다양한 제품들로 구성됐으며 일부 제품은 이미 리오더에 들어갔다.
휠라는 젊은 층의 취향을 겨냥한 톡톡 튀는 스트리트 패션 스타일 개발에 주력하며 젊고 스포티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스포츠 브랜드 케이스위스도 타투이스트, 일러스트레이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스티그마의 아트디렉터 제이플로(JAY FLOW)와의 컬래버레이션 라인을 9일 선보인다. 이번 협업 라인은 반팔티, 조거팬츠, 모자, 양말 등 총 10개 제품으로 구성됐으며, 전체적으로 심플한 케이스위스 방패로고와 그래피티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스트릿아트가 어우러진 점이 특징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