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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김동연식 경제해법에 기대 크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장을 받은 지 엿새 만인 지난 15일 취임식을 했다. 김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새 정부 경제팀은 '일자리 중심 선순환 경제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끊어진 경제의 선순환 고리를 다시 이어서 잃어버린 경제 역동성(dynamics)을 되찾자"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를 강조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역동적으로 바꾸려면 사람중심 투자, 공정경제, 혁신성장의 세 개 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람중심 투자는 J노믹스의 핵심으로 공교육 혁신 등으로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공정경제는 성과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말한다. 그는 성장도 중요하다고 했다. 외형적 성장보다는 일자리는 늘리고 양극화는 줄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혁신성장이라고 했다.

김 부총리는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인 기업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규제를 타파하는 것도 시급하다"며 "기업인들은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공정한 시장경제의 룰 위에서 하는 기업 활동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 첫 경제사령탑인 김 부총리의 앞길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혼재해 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기저효과다. 금융위기 이후 장기불황의 터널에서 헤매던 한국 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하지만 낙관만 하기엔 숙제가 너무 많다. 가까이는 최악의 청년실업과 소비침체, 가계부채 등과 싸워야 한다. 밖으로는 강화되는 보호무역주의와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사드보복 등에도 맞서야 한다. 멀게는 저출산.고령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까지 첩첩산중이다.

그런 측면에서 김 부총리가 '다이내믹 코리아'를 강조한 것은 옳은 방향이다. 우리 경제는 3년째 2%대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해법은 김 부총리의 취임사에 있다. "혁신을 가로막는 각종 장벽을 허물어 혁신하는 기업과 벤처정신이 성장과 일자리를 견인하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게 해야 한다"는 대목이다. 30대 그룹 상장사가 쌓아둔 여윳돈이 700조원에 육박한다. 10%만 투자해도 일자리 추경 11조원의 여섯 배다.
세금으로 애써 만드는 공공일자리보다 부작용도 적고 효율적이다. 기업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경영환경을 만들어주면 된다. 김 부총리가 초심을 지키면서 롱런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