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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올 3% 성장, 내수에 달렸다

수출 호조, 소비·투자는 부진.. 추경 골든타임 놓치면 안돼

올해 우리 경제는 성장률 3%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세계경기의 회복과 수출 호조,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 등이 성장률 3% 달성에 대한 기대를 낳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각 기관들이 내놓은 수정전망을 종합해보면 부정적이다. 오히려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통과 지연으로 정책 추진에 차질이 생기며 그나마 온기가 돌기 시작한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경기 회복으로 선진국과 신흥 개발도상국의 수요가 늘어나며 수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통관기준 6월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13.7% 늘어난 514억달러를 기록했다. 월별로는 역대 두번째 규모다. 상반기 전체로도 2794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5.8%나 늘었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져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한 5450억달러, 수입은 14% 늘어난 463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런 추세로 가면 3년 만에 무역 1조달러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을 비롯한 국내외 예측기관들이 최근 하반기 수정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성장률 3%대 진입을 예상하는 기관은 아직 한 곳도 없다. 지난주 발표된 국회예산정책처의 2.9%가 가장 높고 한국산업연구원(KIET)이 2.8%, 나머지 기관들은 여전히 2%대 중후반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성장률 수정전망치가 높아지지 못하는 것은 최근 경기회복세가 다시 주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6월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전산업 생산(-0.3%)과 소매판매(-0.9%)가 동반 감소했다. 제조업의 재고는 늘어나고 공장가동률은 낮아졌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1.8%에 그쳤다.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하지만 수출에 비해 소비와 투자 등 내수부문은 호전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소비 부진이 심각하다.

우리 경제는 지난 1.4분기에 1.1%로 분기성장률 1%대를 회복하며 연간 3% 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여 주었다. 그러나 이달 말 발표 예정인 2.4분기 성장률은 다시 0%대로 낮아질 것으로 정부와 한은은 예상하고 있다.
수출이 잘돼도 내수가 부진하면 경기회복에는 한계가 있다. 추경은 내수 회복을 통해 3% 성장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 국회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