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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기업이 투자하면 진짜 일자리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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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30조, 고용효과 44만명.. 일자리정부라면 규제 풀어야

국내 최대기업 삼성전자가 수십조원 규모의 새 투자 계획을 내놨다. 4일 경기 평택캠퍼스 반도체 1라인 출하식에서다. 평택공장엔 이미 16조원이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14조4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또 경기 화성캠퍼스엔 6조원을 들여 공정을 정비한다. 더불어 삼성전자 자회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만드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공장에 9조원을 새로 투자한다. 예정대로 오는 2021년까지 투자가 이뤄지면 직.간접 고용효과가 44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지금 반도체는 슈퍼사이클에 들어섰다. 예년에 없던 호황이다. 클라우드.빅데이터.자율주행차 같은 신사업에 반도체는 필수품이다. 그 덕에 삼성전자는 사상 유례없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년 전 평택공장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이제 그 열매를 거둘 일만 남았다. 추가 투자 역시 미래를 내다본 선행투자다. 기업은 규제가 가로막지만 않으면 알아서 살 길을 찾는다.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도 거기서 나온다. 삼성전자가 만드는 일자리엔 예산이 1원도 들어가지 않는다. 100% 삼성이 제 돈을 쓴다. 게다가 일자리까지 생기니 꿩 먹고 알 먹기다. 기업 사내유보금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지만 그냥 쌓아둔 돈이 아니다. 필요할 땐 이번처럼 과감하게 쓴다. 기업들이 돈을 풀기 시작하면 굳이 세금으로 일자리 추경이니 뭐니 짤 것도 없다. 현재 11조2000억원짜리 추경은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다. 야당은 인위적인 공무원 증원에 반대다. 언제 통과될지도 미지수다. 이런 번잡한 절차를 거치느니 기업에 인센티브를 줘서 투자를 이끌어내는 게 백번 낫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 순방 때 수행한 기업인들에게 "기업인들도 마음껏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며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믿고, 더 본격적으로 투자하고 일자리를 늘려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미덥잖다. 재벌개혁 팡파르만 요란할 뿐 기업에 줄 당근은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았다.
이래선 투자와 일자리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다. 누차 강조한 대로 규제완화는 정부가 돈 안 들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현존 최강 비법이다. 이제 문재인정부가 실천할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