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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G20 순방 결산] 트럼프-푸틴 첫 정상회담, 북핵 이견·시리아 휴전 합의

[獨·G20 순방 결산] 트럼프-푸틴 첫 정상회담, 북핵 이견·시리아 휴전 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처음으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이하 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지난해 미국 대선 개입 문제 등 양자 간 주요 쟁점을 논의했다. 각국 정부는 정상회담에서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집중 해명했다고 자평했으나 회담 직후부터 말이 엇갈리면서 두 정상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언론 브리핑을 열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 함부르크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푸틴 대통령과 2시간15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회동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대선에 러시아 정부가 조직적으로 개입, 트럼프 선거캠프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을 어떻게 추궁할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회동에 동석했던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개입 여부를 1회 이상 압박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개입을 부인했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두 정상은 러시아 스캔들이 양국 관계 증진에 심각한 걸림돌이며,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의 민주적 절차에 끼어들지 않는다는 원칙에 관해 협력한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납득시킬 만한 개입 증거를 제시했느냐는 질문에 "푸틴 대통령이 개입 증거를 요구했으며 이와 관련된 답변은 정보당국의 몫"이라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8일 미국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동 당시 푸틴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하며 정면대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는 전혀 다른 반응을 내놨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8일 기자회견에서 결코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많은 질문을 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대답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내가 보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알아채고 동의한 것처럼 보였지만 그에게 확실히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한 답변에 만족한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 트럼프 정부의 주요 각료들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자 일제히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므누신 장관은 CNN을 통해 "두 정상이 이 문제에 대해 대화를 이어나기기로 동의했다"며 푸틴 대통령의 주장이 일방적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동의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한편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시리아 내전에서 부분적 휴전에 합의하고 우크라이나 문제 및 사이버 테러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틸러슨 장관은 두 정상이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북한 문제에 대해 양자 간 이견이 있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