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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李 만남 또 무산...이재용 '침묵'에 삼성-SK 통화내역 꺼낸 검찰

朴-李 만남 또 무산...이재용 '침묵'에 삼성-SK 통화내역 꺼낸 검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7.5/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만남'이 또 무산됐다. 박 전 대통령이 10일 발가락 통증을 이유로 본인의 재판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 부회장이 삼성 임원들과 마찬가지로 '침묵' 전략을 이어가자 검찰은 이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사이의 통화 내역을 공개했다.

■"거동 자체 불편"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공판에서 재판부는 "박근혜 피고인이 불출석 사유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채명성 변호사는 "박 피고인이 지난주 금요일 왼발을 찧어 통증이 있는 상태로 재판에 출석해왔다"며 "토요일에 접견을 가니 상태가 심해져 거동 자체가 불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채 변호사는 "구치소에서 치료하고 있는데 외상이 심해 신발을 신으면 통증이 심하고, 신발을 벗고 있어도 잠을 제대로 이르지 못한다"며 "주 4회 재판으로 심신이 지치고 수면도 못 해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내일부터는 출석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주 4회' 공판이 무리라면서 체력적 한계를 호소해왔다. 지난달 30일에는 재판이 오후 6시 넘어서까지 진행되자 박 전 대통령이 피고인석에 고개를 떨구고 엎드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재판부가 건강 문제를 우려해 황급히 재판을 종료하기도 했다.

■재판부, 李 증언거부권 '적법'
이날 오후 증인으로 나온 이 부회장은 앞서 나온 삼성 임원들과 마찬가지로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부회장은 "오늘 재판장에서 진실규명을 위해 모든 질문에 답을 하고 싶은 게 본심"이라면서도 "그러나 변호인들의 강력한 조언 때문에 그렇게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신문과정에서 이 부회장과 최 회장 사이에 통화 내역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최 부회장은 지난해 2월 15일부터 17일까지 총 19회에 걸쳐 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해당 시기에는 이 부회장이 15일, 최 회장이 16일 박 전 대통령과 독대를 했다.

검찰은 독대를 전후해 이 부회장과 최 회장이 유일하게 통화를 했다며 추궁했다. 검찰은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략 1년 중 2월 16일 오전 증인과 최 회장이 유일하게 4분 이상 통화를 했다"며 "그날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는지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검찰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한편 재판부는 삼성 임원들의 증언 거부권 행사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들며 "증인이 자신의 진정성립을 인정하면 불리한 진술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 형사상 증인에게 불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진정성립' 여부도 증언 거부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공범인 피고인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당 피고인의 증거로 쓰일 내용을 증언할 경우 피고인과 증인 역시 유죄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