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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위기 쓰나미에 파업 깃발 내건 車노조

수출·내수 급추락하는데 노조는 '제몫 챙기기' 열중

한국 자동차산업이 수출.내수.생산이 모두 줄어드는 '트리플 위기'에 빠졌다. 올 상반기 자동차 수출은 132만대로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가 반토막 났고 미국.유럽 판매도 부진하다. 상반기 내수도 78만5000대로 전년 동기비 4% 줄었다. 이러니 상반기 생산(216만대) 역시 7년 만에 최저치다. 중국은 사드 보복을 풀 생각을 하지 않는데 미국은 자동차 부문 무역불균형을 시정하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완성차 노조들은 잇따라 파업을 선언하고 있다. 위기는 나 몰라라 하며 그저 '제 몫 챙기기'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7일 찬반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했다. 이들은 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통상임금 500%의 성과급 지급, 주간연속 2교대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국GM은 3년 동안 2조원의 누적손실을 냈고 한국시장 철수설까지 거론되는 기업이다. 존폐 위기에 몰린 기업의 노조가 이런 요구를 내세우며 파업을 겁박하니 어느 누가 공감할 수 있겠나. 이들의 파업이 GM본사 경영진의 '결단'을 부추기는 꼴이 될까 우려된다.

현대자동차 노조 역시 13, 14일 이틀간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가결될 경우 2012년 이후 6년 연속 파업에 나서는 셈이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순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에다 '정년 65세로 연장'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 보장'과 같은 황당한 요구까지 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도 파업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회사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 노조 요구사항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한국차는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유럽.일본차에 품질 경쟁력이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경쟁에서도 한발짝 뒤처져 있다. 이처럼 한국 차산업 전체가 위기에 휩싸인 지금 노조가 파업을 해서 얻을 것은 없다. 일감이 없으면 일자리도 없어진다.
과거 끝없는 파업에 파산 위기까지 몰렸던 쌍용자동차 사례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지금은 노사가 머리를 맞대며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을 짜내야 할 때다. 무한경쟁시대에 노조가 파업에 나선다면 한국 차산업은 급전직하 공멸의 길로 빠져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