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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또 높아진 성장률, 추경으로 뒷받침해야

한은 전망치 2.8%로 올려.. 내수 살릴 불쏘시개 필요

경제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13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8%로 0.2%포인트 올렸다. 지난 4월의 0.1%포인트 상향 조정에 이어 두 번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그러나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면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경기상황 판단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주열 총재는 이에 대해 "고용시장이나 가계소득 등 질적인 측면에서 아직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 활발해진 수출이 경기회복세를 주도하고 있다. 상반기 통관기준 실적이 2794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5.8%나 늘었다. 세계경기가 회복되고 있어 하반기 전망도 밝다. 정부는 연간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10%, 수입도 14% 각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년 만에 무역 1조달러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고용시장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분다. 내수부진 등의 여파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실업률은 3.8%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청년층(15∼29세) 실업 문제는 더 심각하다. 실업률이 10.5%로 6월 기준으로 18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정부는 현재의 여건이 지속될 경우 2021년에는 청년실업자가 134만1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가계의 실질소득도 지난 1·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다. 3분기 연속 감소세다.

우리 경제는 '수출 호황, 내수 불황'의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수출 호황으로 성장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것이 내수로 연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증권업계는 올 하반기 상장사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서고 연간으로도 194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기업 경기는 유례를 찾기 힘든 호황이지만 중소기업과 자영업 등 내수부문은 온기가 전해지지 않는다. '낙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불쏘시개가 필요하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11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다.
이것이 계획대로 집행되면 경기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해 성장률 3% 달성도 가능하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등 정쟁에 휘말려 37일째 표류 중이다. 정치권은 정치적 사안과 분리해 추경 처리에 나서주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