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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삼성물산 합병, 삼성 승계의 마무리 단계”

이재용 부회장 재판서 증언, 박영수 특검도 법정에 출석

김상조 “삼성물산 합병, 삼성 승계의 마무리 단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김상조 “삼성물산 합병, 삼성 승계의 마무리 단계”
14일 박영수 특검이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진 재판에 직접 공소유지 등을 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도착,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55)이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으로서는 삼성물산 합병,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등이 삼성 승계의 마무리 단계이자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 입증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작업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삼성을 도우라는 우호적인 시그널만 있었어도 공정위, 금융위원회 등이 삼성에 조력했을 것"이라며 "(오늘 증언이) 이 부회장에게는 단기적으로 큰 고통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삼성과 한국 경제 발전에 긍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박영수 특별검사(65)도 김 위원장 증언이 중요하다고 판단, 지난 4월 첫 재판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출석한 가운데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김 위원장은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와병 중일 때 삼성 미래전략실 중심으로 다급하게 이 부회장 승계에 속도를 냈느냐'는 특검 측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 부회장이 최소한 개인 자금을 사용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향으로 삼성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지 않나'라는 특검 측 물음에 "경영권 승계 과정은 한순간 작업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매우 오랜 기간을 거쳐 준비되고 집행된 과정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시장 감독 기관은 관련 법령에 적법.불법을 가르는 기준을 세세히 기재하는 것이 비효율적이어서 공정위, 금융위에는 광범위한 재량권이 부여되고 공정위, 금융위의 법 집행에서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굉장히 중요한 가이드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삼성물산, 삼성생명의 각 이사회는 삼성물산 합병.금융지주사 전환 추진 같은 사항을 결정할 권한이 없었을 것"이라며 "삼성그룹 의사결정은 일반적으로 미래전략실이 의사결정한 후 각사 이사회가 형식적으로 결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40분께 승용차를 직접 운전해 법원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법정에서 어떤 증언을 할 계획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특검 측과 이 부회장 대리인 측 질문에 성실히 답하겠다"며 "현직 공정위원장으로서 법정 증언하는 데 큰 부담이 있지만 우리 사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 출석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 활동을 할 당시 '삼성 저격수'라고 불린 바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혐의를 수사하던 2월 김 위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 위원장이 작성한 논평과 보고서 등은 이 부회장의 혐의를 구체화하는 '이론적 근거'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