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공기관 평가기준서 '공공성' 대폭 강화

공정위 "5년간 효율성만 강조 공공성이 약화됐다" 판단
기재부, 연말까지 평가기준 마련

내년 공공기관 및 공기업 평가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 '공공성'이 강화된다. 지난 5년 동안 효율성에 치우쳐 있던 공기업의 역할을 공공성 쪽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이미 올해 공공기관 평가기준에 공공성을 일부 강화한다고 밝혔지만 내년부터 공공성 평가 강도를 더욱 높인다.

17일 정부 및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공기업 평가에서 공공성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기로 했다. 국정위에서 이런 내용을 기획재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해 내년 공기업 평가기준을 연말까지 만들 계획이다.

국정위는 지난 5년 동안 공기업의 효율성만 강조해 공공성이 약화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공기업은 공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데 비용절감, 효율성만 강조돼 왔다"고 말했다. 효율성을 강조하는 덕분에 지난해 공공기관 부채비율은 167%로 2012년 220%보다 53%포인트 낮아졌다.

방만경영을 잡기 위해 부채비율에 집착하다보니 효율성만 강조됐다는 평가다. 정부는 앞으로도 방만경영은 견제하겠지만 공공성을 위한 불가피한 지출과 손해는 감수하겠다는 의지다.

이미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및 공기업 평가기준을 지난해 12월 발표하면서 공공성을 강화했다. 청년고용 확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경력단절여성 고용 등의 관련 배점을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이보다 더 강화된 공공성 기준을 만들어 평가할 계획이다. 현재 공공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그 일환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들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대표적인 법안이 김경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안(사회적 가치 기본법)'이다. 이 법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인 2014년 6월 발의했던 것을 김 의원이 지난해 8월 다시 대표 발의했다. 법안명처럼 공공기관들이 추구해야 할 사회적 가치와 이를 위한 의무규정을 두고 있다. 사회적 가치란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가치로 △재난과 사고로부터 안전한 근로, 생활환경 유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회 제공 △대·중소기업 상생과 협력 △지역사회 활성화와 공동체 복원 △환경지속 가능성 보전 등이 포함돼 있다.


이 법안대로 하면 공공기관들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심의·의결하는 기구로 사회적 가치 위원회를 설치·운영해야 한다.

또 정부는 사회적 가치 실현의 성과가 우수한 공공기관 등을 포상할 수 있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공기업의 경우는 공공성과 효율성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효율성으로 치우친 무게추를 공공성 쪽으로 이동해 균형점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