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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Health] 휴가후.. 안과 갈 일 없으려면

온도.습도 높은 수영장에선 결막염.아폴로눈병 등 쉽게 걸려
손 꼼꼼히 씻고 눈 비비면 안돼
눈도 피부처럼 화상 입는 광각막염 방치땐 각막 손상되고 시력 저하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 착용을.. 눈 주위 다치는 안와골절도 주의를

여름 휴가철에는 안질환 환자들이 늘어난다. 강한 자외선이 눈에 영향을 주고, 물놀이를 하면서 세균 감염이 쉽기 때문이다.

차흥원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안과)은 20일 "여름철에는 온도와 습도가 올라가 바이러스와 세균, 진균 등 미생물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면서 전염성 눈병을 앓는 사람이 늘어난다"며 "눈에 이물감, 충혈, 눈곱 등으로 전염성 눈병이 의심될 때 눈을 만지지 말고 반드시 안과를 방문해 감염과 염증, 안구표면손상과 세균감염 등 합병증을 확인해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눈이 따갑고 가려우면 '결막염'

여름철 수영장은 따뜻하고 습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쉽다. 특히 콘택트렌즈를 끼고 수영을 하게 되면 균이 콘택트렌즈와 눈 사이에 장시간 머물면서 유행성각결막염이나 급성출혈성결막염(아폴로눈병), 세균성각막염 등에 걸릴 수 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정재림 교수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각결막염은 한번 앓고 지나가는 가벼운 질환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합병증으로 세균성각막염이 동반되면 심각한 시력저하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안과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이 유행할 때 예방법으로 강조되는 것이 손씻기다. 신체 중 많이 사용하는 손을 통해 바이러스와 세균이 잘 전파되기 때문이다. 감염성 질환의 70%가 손을 통해 전염된다. 올바르게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세균성 이질, 감기를 비롯해 유행성결막염이나 식중독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손은 물로 대충 씻지 말고 비누나 세정제를 사용해 손바닥과 손등, 손가락 사이사이까지 꼼꼼하게 닦아야 한다. 또 눈을 비비지 않는 것도 중요한 습관이다. 손에 바이러스와 세균이 묻었다 해도 결막, 즉 눈에 닿지 않으면 감염이 되지 않는다.

결막염이 생긴 환자는 눈물, 비말과 손에 의한 접촉을 통해 전염될 수 있으므로 학교나 직장은 쉬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피하도록 한다.

■자외선으로 인한 화상 '광각막염'

뜨거운 햇볕에 오래 노출되면 피부가 화상을 입는 것처럼 눈도 화상을 입는다. 광각막염은 강하고 뜨거운 햇볕에 눈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각막 상피세포에 일시적인 화상 증상과 함께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통증, 이물감, 눈물, 눈시림, 시야흐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대로 방치하면 각막손상과 시력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또 강한 햇빛에 눈이 노출되면 눈의 충혈된 살이 검은 동자로 자라나는 익상편이 생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자외선에 과다노출될 경우 백내장을 비롯한 안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며, 황반변성 등의 망막질환을 유발한다. 따라서 강한 햇빛으로부터 눈을 지키기 위해서는 선글라스 착용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선글라스는 자외선 차단율 100%, 렌즈의 착색농도는 70~80%인 것이 적당하다. 렌즈 크기가 커 렌즈 옆 공간으로부터 들어오는 자외선도 차단되는 형태이면 더 좋다.

■스포츠 외상으로 인한 '안와골절'

여름철에는 스포츠, 레저활동 등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외상에 따른 안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계곡 등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나뭇가지 등에 눈을 찔리는 경우도 많아진다.

만일 눈 주위 또는 머리 부분에 외상을 당한 이후 속이 좋지 않거나 구토를 할 경우에는 '안와골절'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눈 주위에 멍이 들었거나 외상 후 사물이 두 개로 보일 때도 마찬가지다. 안와는 눈 주위의 뼈를 말한다. 안구 및 안구를 조절하는 눈 속 근육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매우 얇고 약하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된다.

안와골절을 입으면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가 나타나거나 눈의 움직임이 불편해지는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골절이 큰 경우 초기에 진단해 치료하지 않으면 안구함몰의 증상이 나타난다. 골절이 생긴 지 오래되면 안와조직을 원래 위치로 복원시키는 것이 어려울 수 있고 드물지만 시신경 손상으로 실명의 위험도 있으므로 치료가 늦어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외상을 당했을 경우, 성급하게 피를 닦거나 눈에 손을 대는 등의 행동을 하지 말고 눈을 깨끗한 수건이나 천으로 가린 후 바로 안과전문의의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