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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다시 도는 한반도] 대북제재 유엔 안보리서 계속 입씨름

미국 주도로 새 결의안 준비 중.러 반대로 진전 없어
北 추가도발 움직임 포착돼 고강도 제재안에 힘 받을듯

[긴장감 다시 도는 한반도] 대북제재 유엔 안보리서 계속 입씨름

지난 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27일 정전협정 체결일을 기해 북한의 추가 도발 준비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국제사회가 다시 한반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유엔 안보리에서는 미국 주도로 대북 원유공급 차단을 포함한 고강도 제재 결의를 타진하고 있지만 중국.러시아가 이견을 나타내면서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는 상태다. 핵실험 때와 달리 ICBM급 미사일 제재에 대해 미국과 중.러 간 의견차가 벌어지면서 북한이 이를 틈타 추가 도발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북한이 우리가 대화시점으로 제안한 27일을 택해 보란듯이 미사일 도발에 나설 경우 국제사회에서 우리 대북정책의 입지가 축소되는 것은 물론 남남갈등까지 불러올 것이란 판단을 할 수 있어 북한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유엔주재 美대사 "대북제재, 中의 러 설득이 관건"

현재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ICBM급 미사일에 상응하는 새 대북제재를 둘러싼 논의가 한창이다. 'ICBM으로 가는 유의미한 도발이니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미국)'는 의견과 '지금은 ICBM에 미치지 못한다(러시아)'는 의견이 팽팽하게 줄다리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를 중재할 미-중간 논의는 진척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다.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날(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은 수주 전 자신들의 결의안 초안을 중국 측에 넘겼으며 중국이 가능한 새로운 대북제재를 놓고 러시아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헤일리 대사는 그러면서 "중국이 러시아 측과 문제를 푸는(work out) 것이 진정한 시험대"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새로운 대북제재안 도출에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가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일반적으로 한.미.일이 만든 초안을 갖고 중국과 얘기하고, 중지가 모이면 중국이 이를 가지고 러시아와 얘기하는 구도"라면서 "논의 중인 건 맞지만 당장 오늘내일 결의안이 나올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北 국제제재 무시 '마이웨이' 갈까

이런 가운데 북한이 극적효과를 노릴 수 있는 27일을 '디데이'로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고강도 도발 후 한.미.일과 중.러 간 제재 논의의 교착상황을 틈타 추가 도발을 하는 패턴을 보였다.
작년 1월 4차 핵실험 때와 9월 5차 핵실험 뒤 유엔 안보리의 제재 논의가 미·중간 입장 차이로 교착상황에 들어간 틈을 타 추가 도발을 한 바 있다. 작년 2월 7일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 4호'를 탑재한 장거리로켓을 발사했고, 5차 핵실험 뒤인 작년 10월 15일과 같은 달 20일에는 무수단 계열의 중거리 미사일을 1발씩 발사했다.

한 외교 전문가는 "27일을 전후해 북한이 ICBM 기술을 확장하기 위한 실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경우 유엔 안보리에서는 미국의 입장대로 북한에 대한 고강도 제재 논의가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