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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금투협 '장외시장 쟁탈전' 막올랐다

금투협, 편의성 개선한 채권 장외거래 플랫폼 'K-본드'
거래소, 공사채플랫폼 구축 나서… 투자자 유치경쟁 본격화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가 채권과 주식 장외시장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기존 시스템을 보완해 투자자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등 보완을 통해 시장 활성화를 추진하다는 계획이다.

■금투협 채권거래 플랫폼 개선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오는 31일 기존 채권 장외거래 플랫폼인 '프리본드'를 종료하고 'K-본드'를 오픈한다.

지난해 장외채권 거래 이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던 야후 메신저 종료로 프리본드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시스템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금투협이 대폭 늘어난 이용자수를 감안해 전면적인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외 채권거래의 경우 메신저 상의 대화방을 통해 시장정보와 호가를 교환한다"면서 "지난해 야후 메신저 종료 이후 프리본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금투협이 시스템 개편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시스템 도입을 통해 금투협은 K-본드에 1만명이 동시 접속해도 무리가 없도록 했다. 접속 과부하에 따른 끊김이나 오류 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기존 클라이언트 기반에서 서버 기반으로 운영방식이 바뀐다. 이를 위해 금투협은 코스콤에 위탁 운영하던 방식에서 운영까지 모두 책임지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장애 발생 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본드가 향후 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공사채 플랫폼과 장외시장을 두고 경쟁할지도 관심거리다.

거래소는 공사채 유통 활성화를 위해 올해 초 채권신시장개발팀을 신설하고 공사채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거래소의 공사채 플랫폼이 운영방식 측면에서 봤을 때 결국 장외 채권시장 진입을 위한 중간 단계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거래소에서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공사채 플랫폼 도입 관련 설명회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 때문에 증권사 영역 침범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장외 주식 시장 두고 금투협-거래소 경쟁 본격화

장외주식시장을 두고서도 금투협과 거래소간 관련 시스템 구축 작업이 한창이다.

금투협은 이달 중순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상장 주식거래 시장 'K-OTC 프로(PRO)'를 개설했다. 이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 혁신 비상장기업들의 원활한 자금조달과 전문 기관 투자자들의 과감한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금투협은 일단 호가 게시, 메신저를 통한 협상 기능 등을 통한 비상장주식 거래를 위한 시스템을 개시한다. 이후 8월 초까지 순차적으로 서비스 회원을 대상으로 한 기업 가치평가, 계약서 작성 관련 법률자문, 비상장기업의 자금조달 신청, 국내외 투자대상에 대한 투자제안 게시판, 모바일 앱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투협은 지난달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과 'K-OTC PRO를 통한 자본시장 활성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여기에 지난 10일에는 한국성장금융과도 MOU를 체결한 바 있다.

거래소는 스타트업 장외시장인 스타트업마켓(KSM) 활성화를 위해 최근 나이스평가정보와 시장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특히 금융당국과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해 KSM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지난 4월 KSM 거래에 한해 크라우드펀딩 주식의 1년간 전매 제한 조치의 예외를 허용했다. 또한 KSM운영기준 개정을 통해 크라우드펀딩 기업 주식을 보호예수 유무 및 해제일별로 구분해 주문제출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장외시장 진입에 적극 나서는 것은 성장성 측면에서 사적 자본시장의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금융투자업계 유관기관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된다"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