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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자산축소 개시 9월로 가닥잡아…추가 금리인상은 12월 예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4조5000억달러 규모의 운용자산 축소를 9월 회의에서 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낮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을 계속 지켜보겠다면서 추가 금리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점도 예고했다. 9월 자산축소 결정, 12월 추가 금리인상 시나리오대로 연준이 움직임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준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이틀 간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이같이 밝혔다.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는 1~1.25%로 동결했다.

FOMC는 회의 뒤 성명에서 운용자산 축소를 '비교적 조만간(relatively soon)'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르면 9월 19~20일 FOMC에서 자산축소가 결정될 것임을 암시했다.

연준은 9, 10. 12월 세차례 FOMC를 남겨 두고 있고, 이 가운데 9월과 12월에만 회의 뒤 재닛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어 자산축소 결정 배경을 설명하기 쉬운 9월이 유력하다는게 시장의 예상이다.

앞서 지난달 13~14일 FOMC에서는 '올해' 자산축소를 시작하겠다고 성명에서 밝힌 바 있다.

'올해'에서 '비교적 조만간'으로 수사가 바뀌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조만간'이 9월 회의를 시사하는 것으로 시장이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조만간'이라는 수사가 포함되면 이는 연준이 자산 축소 발표를 다음 회의인 9월 FOMC에서 발표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예상해왔다는 것이다.

시카고 노던트러스트의 칼 태넌바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 회의에서 자산축소 프로그램 개시를 발표하고, 실제 자산 축소는 10월 1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연준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금융시장이 붕괴 상황에 몰리자 시장에서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QE)를 시작했다. 이후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연준은 자산매입을 중단했고, 이제 약 10년만에 그동안 사들였던 채권을 다시 시장에 팔고 돈을 거둬들일 채비를 갖추고 있다.

연준의 이같은 입장 전환은 미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다.

FOMC는 이날 성명에서 최근 인플레이션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지난달 FOMC 성명과 크게 다르지 않은 평가를 내놨다.

성명은 낮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FOMC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해왔고, (연준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전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언급했다.

미 인플레이션은 지난 5년간 목표치 2%에 도달한 적이 없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수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5월 전년동월비 1.4% 상승하는데 그쳤다.

반면 고용, 소비, 투자는 모두 탄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명은 고용이 '탄탄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가계 지출과 기업 투자는 "계속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6월 실업률은 4.4%로 연준이 생각하는 완전고용 상태의 실업률 4.6%를 밑돌고 있다.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시기는 여전히 12월로 예상된다.

연초만 해도 시장은 연준이 올해 3~4차례 금리인상에 나선 뒤 연말이나 내년 초에야 자산축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낮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낮은 상태에 머물면서 전망을 바꾸게 됐다.

연준이 자산축소를 시작한 뒤 자산축소에 따른 여파와 인플레이션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가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편 시장은 다음달 24~26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준의 하계 휴양 겸 콘퍼런스인 잭슨홀 미팅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이 자리에서 자산운용 축소와 관련한 언급으로 시장을 준비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