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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마트서 1억원 상당 휴대폰 절도범 잡고 보니…

같은 상가서 일했던 ‘옛 이웃 상인’

'휴대폰 성지'로 불리는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한 때 휴대폰 장사를 했던 30대가 1억원 상당의 휴대폰을 훔친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지난 5월 한 달간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가게 3곳에서 휴대폰 100여대를 빼돌린 혐의(야간건조물침입죄, 절도죄 등)로 최모씨(35)를 구속,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 5월 4일부터 테크노마트 휴대폰 가게에서 휴대폰을 몇 대씩 훔치기 시작해 이 같은 행위를 8차례 이상 반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21일 저녁 9시 40분께 휴대폰 가게 주변을 기웃거리다 이 건물 보안요원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경찰에 넘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휴대폰 가게들이 휴대폰을 보관하는 관물대와 물량 재고 관리에 소홀하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씨는 상인들의 인적이 드문 영업시간 전후에 주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보통 이 곳 상인들은 출입증만 있으면 개장시간보다 1시간 앞서 건물에 입장할 수 있다. 다만 출입증이 없을 경우 출입자 목록에 이름을 쓰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최씨는 이 방법을 통해 건물을 드나든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상인들은 한 때 서로 알고 지냈던 최씨가 다시 상가에 나타난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최씨는 휴대폰을 몰래 가져가는 행위를 반복했다. 심지어 한 때 동업을 했던 상인이 근무하는 가게마저 최씨의 범행 대상이 됐다.

최씨가 훔친 휴대폰은 삼성 갤럭시S8 시리즈, 애플 아이폰7 시리즈 등 주로 출고가가 100만원 안팎인 최고급 스마트폰인 것으로 확인됐다. 출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출고가가 80만원선인 갤럭시S7, 갤럭시S7엣지 등도 포함됐다. 따라서 경찰은 최씨로부터 휴대폰 도난을 당한 업체 3곳의 총 피해액을 1억여원으로 봤다.


업체 관계자는 "이 곳에서 판매업자가 약속한 현금을 주지 않고 그대로 잠적하는 이른바 먹튀 사건은 가끔 있었지만 이렇게 휴대폰 100대 가량이 도난된 적은 처음이다. 그것도 한 때 여기서 같이 일하던 최씨가 이런 행각을 벌였다는 점이 더 충격적"이라며 "범행이 알려지고 난 뒤 상인들이 관물대와 재고 관리에 더욱 더 신경 쓰고 있다. 상가 내 보안도 더 강화한 상태"라고 전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