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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인텔 꺾은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5兆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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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등 미래먹거리 육성 D램 영업이익률 60% 육박
하반기도 호실적 전망 밝아

애플·인텔 꺾은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5兆 가능"

애플·인텔 꺾은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5兆 가능"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4조원이라는 신기원과 함께 애플과 인텔까지 모두 꺾으며 세계 최고 정보기술(IT) 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뉴욕 월가에서는 2.4분기 애플의 영업이익을 삼성전자보다 1조원가량 적은 105억달러(약 12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애플을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등공신' 반도체 부문에서는 최초로 인텔을 추월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매출은 17조5800억원으로 인텔의 매출 전망 144억달러(약 16조4600억원)를 뛰어넘었다.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친 것은 반도체사업에 진출한 1983년 이후 34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IT업계의 신흥세력인 이른바 '팡(FANG, 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전체 영업이익도 뛰어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4개 회사 전체의 2.4분기 영업이익은 111억5000만달러(약 12조7800억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입이 떡' D램 이익률 60% 육박

분기 영업이익 14조원 신화는 8조원 이상을 책임진 반도체가 견인했다. 전분기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 실적(6조3100억원)을 다시 썼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은 45.7%에 달했는데 그중 D램만 보면 무려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램 1개를 100원에 판다면 60원을 남기는 엄청난 수익성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의 생산량과 가격이 추가 상승할 수 있어 3.4분기 반도체에서만 9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스마트폰 등 IT모바일(IM) 부문에서는 4조600억원, 디스플레이(DP)와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는 각각 1조7100억원과 32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특히 CE부문은 약 9조3000억원에 인수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업체 하만의 실적(매출 2조15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이 처음으로 반영됐다. IM은 올 초 출시한 갤럭시S8이 호평을 받으면서 전분기보다 두 배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통 큰 투자' 전장.파운드리로 적기에 '리빌딩'

삼성전자는 '왕좌'를 지키기 위한 미래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시설투자에 22조5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시설투자 규모인 25조50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실제 반도체 부문에서는 메모리사업에서 최근 V낸드플래시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해 경기 평택단지의 생산량을 확대하고, 평면 낸드 공정을 3차원 V낸드 공정으로 전환하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시스템LSI 사업부문에서는 D램을 생산하는 화성 11라인 일부를 이미지센서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파운드리는 10나노 신규 라인 증설이 진행 중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밖에 디스플레이사업에서는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량 확대에 투자가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체 시설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을 중심으로 지난해 대비 투자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의 주포가 메모리반도체와 스마트폰이라면 가까운 미래에는 전장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라는 새 무기가 핵심 전력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도 "파운드리는 10나노 양산을 확대하고, 올해 말 8나노 초도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내년 말에는 최초로 극자외선노광장비(EUV)를 사용한 7나노 초도양산, 2019년에는 스마트 스케일링이 적용된 5나노와 6나노 초도양산, 2020년에는 4나노 초도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내친김에 3분기는 15兆 도전"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삼성전자의 호실적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권 연구원은 "반도체.디스플레이의 경쟁력과 시황을 감안하면 3.4분기 15조원의 영업이익이 가능해 보인다"고 점쳤다.

연간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는 물론 52조~53조원까지 거론된다. 이는 지난해 (29조2410억원)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다만 오너의 장기 공백은 시시각각 변하는 IT 업계의 특성상 적잖은 우려로 평가된다.

특히 예정되지 않은 대규모.장기 투자나 인수합병(M&A) 등 회사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일은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도맡아 판단하기에 부담스러운 게 현실이다.

실제 올 들어 삼성전자는 유의미한 M&A를 단 한 건도 진행하지 않았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