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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인구절벽 외면하다 마주친 임용절벽

올해 전국의 공립 초등학교 교사 선발인원이 작년보다 40%나 줄어들게 되자 교육대생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서울 등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지난 3일 발표한 선발계획에 따르면 올 11월 시험을 통해 선발할 초등 교사는 3321명으로 지난해보다 2228명 감소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선발 예정인원이 105명으로 지난해(846명)의 12%에 불과했고 광주는 단 5명의 교사만 뽑게 됐다. 정부는 최근 공립학교 교원을 3000명 증원하기로 했으나 이는 대부분 보건.영양.전문상담교사 등 특수.비교과 교사였다.

초등학교 교사 선발규모가 이렇게 줄어든 것은 정부의 교원 수급정책이 상황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저출산에 따른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전국 초등학생 수는 2011년 313만2000명에서 지난해 267만300명으로 5년 새 15%나 줄어들었다. 하지만 초등교사 수는 같은 기간 18만600명에서 18만3000명으로 늘어났다.

불경기에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교사가 급감한 것도 문제다. 2015년 명퇴신청 교사는 8931명(2월 6898명, 8월 2033명)에서 올해는 상반기(2월 기준)에만 3652명에 그쳤다. 2월 기준으로 47%나 줄어들었다. 정부는 '인구절벽'에도 불구하고 교사 줄이는 데는 매우 소극적이었다. 박근혜정부가 청년 일자리 확충을 위해 대책도 없이 선발인원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교육청들은 주장했다. 그 결과 초등교사 임용대기자가 3817명에 달했고 이들을 빨리 발령내야 하기 때문에 올 선발규모를 극단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교대생들은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따라 기간제 교사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교사 채용을 최소화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교대 졸업생의 임용을 줄인다면 너무나 불공평하다는 이들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어쨌든 교사 수급이 이렇게 들쭉날쭉 널뛰기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인구감소 문제를 외면한 채 교원을 많이 뽑은 선심성 정책을 펴다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러나 현 정부는 교사를 비롯한 공무원 일자리를 크게 늘리는 정책을 채택했다. 인구절벽에 발맞춰 교사 수급 정책의 재정립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그 전망이 어두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