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스크 이번엔 강풍 … 금융시장 주저앉았다

코스피 하룻새 39.76P 빠져 외국인 6488억 순매도, 원·달러 환율 1143원
부도위험지표 연중 최고, 공포지수도 치솟아

8월 위기설 등으로 코스피지수가 하락한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직원들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204.69포인트 내렸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도 하락 마감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홍콩 증시가 2%가량 하락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미국과 북한의 '강 대 강' 대치가 지속되면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시와 외환시장을 덮쳤다.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순매도 폭탄에 2320 선 아래로 주저앉았고 원.달러 환율은 1143원까지 올랐다. 부도위험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북한이 추가도발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공포지수가 급등하는 등 증시.외환 시장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관계부처 긴급 합동회의를 열고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영향을 점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북한 리스크와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가 맞아떨어진 상황으로 코스피는 2250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스피는 11일 전 거래일보다 39.76포인트(1.69%) 떨어진 2319.7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서운 순매도 공세에 나흘 만에 79.04포인트(3.30%) 하락했다. 외국인은 하루 만에 6488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이는 2015년 8월 24일(-7329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개인도 670억원어치를 팔며 지수 하락에 동참했고, 기관은 홀로 6800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 방어에 역부족이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만나 차익실현 욕구를 분출시켰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이 8개월째 순매수를 이어오며 코스피가 박스권(1850~2100)을 넘어 2400까지 올랐는데 마침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트리거'가 됐다는 의미다. 조용준 하나투자증권 센터장은 "울고 싶은데 마침 뺨을 때려준 격"이라면서 "글로벌 증시도 조정되고 있어 외국인 매도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 8일 1125.1원에서 1143원까지 뛰었고, CDS 프리미엄도 지난 8일 58에서 9일 64, 10일 66으로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파생상품으로 가산금리(프리미엄)가 붙는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해당 국가 또는 기업의 부도위험이 커졌음을 뜻한다. 공포지수를 의미하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도 19.16을 기록했고, 장중 한때 21.01까지 치솟았다.

정부는 이날 오전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와 함께 합동 점검회의를 열었지만 시장의 방향을 돌리진 못했다. 참석자들은 "북한의 추가 도발, 관련국 대응 등에 따라 파급효과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국내외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 모니터링을 강화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미.북 간 대치가 지속되는 데다 오는 21일 을지훈련도 예정돼 있어 당분간은 조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대외변수에 따라 원화강세도 예상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증시와 달리 환율은 북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력이 약화되거나 화해무드가 조성될 경우 다시 판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