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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이 전시] 최선주 개인전 '은유적 자화상'

욕망.꿈을 짊어진 나의 자아에게 응원을
23일부터 인사아트스페이스

[yes+ 이 전시] 최선주 개인전 '은유적 자화상'
디어 헌팅(Deer Hunting)

가냘픈 사슴 한 마리가 큰 꿈을 꾼다. 자신의 몸집보다 몇 배나 더 큰 뿔을 꿈꾼다. 뿔 사이마다 싹이 돋아나서 마치 봄의 나뭇가지와 같은 모습이다. 데칼코마니를 한 듯한 가지들 사이사이 주렁주렁 장식품들이 달리고 비둘기와 부엉이가 깃들었다. 마치 나무가 점점 커가면서 가지를 넓게 내듯 모든 것을 품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사과를 비롯해 인형과 새장, 랜턴, 소파, 목마와 보석함 등 독특한 장식품들이 사슴의 상상속 뿔에 주렁주렁 달렸다.

최선주 작가는 작품 '디어 헌팅(Deer Hunting)'을 통해 지난날 작가의 기억 속에서 강렬하게 남은 일상의 잔상들을 표현했다. 큰 뿔을 가진 사슴은 사실 아래의 뿔 없는 꽃사슴의 잔영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숨겨져 있던 마음의 소원과 욕망을 중심으로 가져왔다. 왕관과 같은 큰 뿔에 달린 수많은 꿈과 희망, 소원들을 상상 속에서 담아내고자 한 것. 현실에서 지고 가기엔 어쩌면 무거운 것들이지만 상상 속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오랜 시간 내면의 혼돈으로 고통 받아왔다고 밝힌 최 작가는 그 시간들을 극복하는 과정을 작품에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일상에서 강한 상징성을 드러내거나 기억을 떠올리는 사물, 풍경을 카메라로 담아낸 뒤, 이미지를 무의식적으로 콜라주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그는, 이러한 작업물을 통해 자신도 미처 몰랐던 자아를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상처받았던 영혼의 치유도 시작됐다. 가지마다 무겁게 달린 일상의 소망들을 당당하게 이고 가려는 그의 의지와 소망이 담긴 작품들은 오는 23일부터 서울 인사아트스페이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