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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국방 장관 "北, 외교가 해법"

美, 북 대응법 다소 완화

【 뉴욕=정지원 특파원】 북핵 해법을 두고 강경 일변도였던 미국 대응법이 다소 완화되는 기류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 외교, 정보라인 최고 수장들이 잇달아 북한문제에 대해 무력보다는 외교 해법이 더 낫다고 강조하면서 최근 극한의 긴장상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것이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보낸 '평양에 책임을 묻겠다'(We are Holding Pyongyang to Account)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평화적 압박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과 매티스 장관은 "미국은 북한 정권교체나 한국의 조속한 재통일에 관심이 없으며 북한에서 고통 받는 주민들을 해하려는 것도 아니다"라며 "미국은 북한의 위협을 촉진한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기조 대신 '전략적 책임'(strategic accountability)으로 선회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하지만 북한이 그동안 국제적 합의 위반을 반복한 이력이 있는 만큼, 선의를 갖고 협상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점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장관은 "자극적인 위협이나 핵실험, 미사일 발사나 다른 무기 실험의 즉각적 중단이 이런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방편"이라고 전했다. 대신 이들은 군사적 옵션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 역시 비슷한 논조다. 그는 한반도 위기설과 관련, "우리는 전쟁 없이 이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군 지도자로서 대통령이 외교와 경제압박 노력이 실패할 경우에 실행가능한 군사옵션을 갖는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것도 분명히 했다. WSJ는 던퍼드 합참의장의 이와 같은 발언에 대해 "전쟁을 피하기 위해 외교 및 경제적 압박 카드를 내세운 틸러슨 국무장관의 노력을 군 당국이 조용히 지지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허버트 맥매스터 보좌관 또한 이날 미 ABC방송에 출연, "북한과의 전쟁이 10년 전보다는 가까워졌지만 한 주 전보다는 가까워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엄청난 무력과 상당한 정도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그 목적은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이날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핵전쟁이 임박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어떤 정보도 없다며 전쟁 임박설을 부인했다.

jjung72@fnnews.com